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현대차ㆍ기아차만 식목일에 라인을 세웠다는 내용의 ‘현대ㆍ기아차만 4월 5일’<4월 5일자 본지 2면 참조> 기사가 나가자 독자로부터 메일이 쇄도했다.
현대차에서 20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한 독자는 ‘작년 연봉이 1억원이었으나 영업비용과 세금을 떼니 결론적으로 6000만원 정도 남았다. 현장에선 특근과 잔업까지 해야 그 연봉이 가능하다’면서 ‘언론에서 좋은 직장으로 봐주는 것은 좋지만 직장별로 장단점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신(神)의 직장’처럼 보이지만 ‘신(神)이 숨겨놓은 직장’과 비교해보면 현대차ㆍ기아차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물론 우리 주변에는 엄청난 임금과 복지 수준을 자랑하는 직장이 의외로 많다. 현대차ㆍ기아차처럼 뭔가를 창조해내고 수출에 보탬이라도 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적어도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만큼은 현대차ㆍ기아차는 늘 경쟁사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최근 현대차 노조가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후 수당에 대한 이견으로 주말 특근을 5주째 거부하고 있는 것도 업계에선 이해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주말 특근조(組)가 2개조로 늘면서 1인당 근로시간이 줄어드는데 어떻게 종전처럼 수당을 달라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당장 한국지엠 군산 공장은 유럽 수출물량 감소로 이달 중 9일 동안 라인을 멈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토ㆍ일요일을 제외하고 한 달에 보통 22일을 정상가동한다고 봤을 때 군산 공장 근로자는 이달에 13일만 제대로 급여를 받게 됐다. 라인이 멈춘 9일은 평균 급여의 70%를 수령하게 돼 전체적으로 이달 월급은 1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르노삼성도 마찬가지다. 주말 특근과 주중 잔업은 이제 언감생심이다.
이번 기회에 독일 BMW나 오펠처럼 탄력근무시간제, 근로시간저축제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회사가 잘나갈 때 했던 근로자의 특근에 대한 수당을 당장 지급하지 말고 저축해뒀다가 나중에 회사가 어려워져 일부 정상가동이 힘든 상황에서 지급하면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 약간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