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단독 인터뷰 “과감한 융합 바탕…대기업이 차세대 대기업 키우는 데 주력” 강조
새 시대 새로운 먹거리로 꼽히는 창조경제. 당위성이야 충분하지만 도대체 창조경제가 뭘 말하는지 혼란스럽다. 새 산업동력인 신(新)성장을 뜻하는 것 같긴 한데, 뚜렷한 방향성은 현재로선 없다. 이런 가운데 세계 10대 미래학자로 꼽히는 로히트 탈와(Rohit Talwar) 패스트 퓨처 리서치(Fast Future Research) 대표가 한국 새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에 관해 조언을 던졌다. 최근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상공회의소 주관으로 개최된 ‘제주 스마트 마이스 위크(SMART MICE Week) 2013’ 행사에서였다.
그는 헤럴드경제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는 모든 분야에 창의적 생각이 결합돼 새 가치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창조경제는 융합과 관련한 창의적 생각이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로히트 탈와는 영국 인디펜던트가 선정한 글로벌 10대 미래학자로, 5대륙 40개국에서 3MㆍBBCㆍ노키아ㆍ일렉트로룩스 등 수많은 클라이언트의 미래 경영을 설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당신의 미래를 설계하라(Designing Your Future)라는 책으로도 유명한 그는 통신ㆍ의료ㆍ금융ㆍ여행ㆍ정부 부문 등의 전략적 컨설턴트로도 이름 나 있다.
해외 미래학자의 조언은 ‘한국형 창조경제’ 창출에 100% 유효한 것은 아닐 수 있지만, 그가 ‘지한파’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는 “창조경제라고 하면 문화산업ㆍ디지털디자인ㆍ게임ㆍ미디어ㆍ영화제작 등을 떠올리는데, 무엇보다도 융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또 “생물학적으로 흥미로운 연구나 환경관리 쪽의 융합, 여기에 정보기술까지 합치면 환경문제의 창의적 해결이 가능한데, 이런 신사업을 만드는 게 창조경제”라고 했다.
구체적인 예도 들었다. “센서 같은 것을 나무에 달아 건강을 체크하고, 수질오염을 막는 생물학적 테크놀로지를 개발하는 등 창조적 융합이 이뤄지면 한국의 강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며 “북한문제와 관련한 창조적 보안산업 창출도 중요해 보인다”고 했다.
동반성장에 대한 충고도 내놓았다. 그는 “한국엔 ‘재벌’이라는 특수성이 있는데 장점이 충분하다”며 “다만 중소기업이나 창업이 실패하는 것은 돈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매니지먼트(관리) 능력이 없어서인데, 대기업이 이를 지원해야 하며 차세대 대기업을 키우는 데 인색해선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미래학자의 조언은 곱씹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