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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 전창협> YS와 아베 100일 지지율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지지율이 속락하고 있다. YS나 MB 정권 초기, 일본의 아베처럼 임기 초반 들뜬 분위기의 부양책은 없는 듯하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버전이 창조(?)되고 있는 점이 못내 아쉽다.



1993년 7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왔다. 미국 시사주간지인 유애스뉴스 앤 월드 리포트는 클린턴에게 충고를 했다. 당시 한국의 지도자인 김영삼 대통령(YS)을 보라는 것이었다. “클린턴보다 1%포인트 낮은 지지율로 당선된 후보가 취임 100일 지지율은 88.4%로 한국 정치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이라고 YS를 치켜세웠다. YS를 “정치적 대가(大家)이자 용감하고 과감한 지도자”란 표현까지 썼다. 미국의 유력지가 보기엔 취임 100일을 맞아 지지율이 50% 밑으로 떨어져 취임 초기 전례 없이 인기없는 클린턴과 90%에 가까운 압도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는 YS의 상황이 좋은 기삿거리(?)였을지도 모른다. 클린턴은 당선 직후 ‘레이저처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불꽃놀이처럼 사방으로 관심이 흩어졌다’란 얘기를 들을 정도로 지지부진했다.

YS는 취임 첫날 청와대 주변도로와 인왕산을 개방하고, 말 많은 안가(安家)를 철거했다. 군의 사조직인 ‘하나회’를 한순간에 해체하고 금융실명제라는 혁명적인 조치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다. 여기에 문민정부라는 레토릭에 ‘칼국수’라는 서민적인 상징까지 가져왔다.

경제살리기도 YS답게 과단성 있는 정책들이 속속 나왔다. 이름하여 ‘신경제 100일 계획’. 1년간 얼어붙어 있던 경기를 녹이겠다며 내놓은 정책은 경기부양에 초점이 맞춰졌다. 금리를 내렸고 재정을 미리 당겨서 지출했고, 금융규제도 큰 폭으로 완화했다. 진입규제를 대폭 풀었다. 이 정도 대책에 효과 없었다며 오히려 이상한 일. 1993년 하반기에 경기가 급상승세로 반전했고 호황은 몇 년 더 이어졌다. 하지만 YS 정부의 끝이 구제금융이란 점을 생각하면 신경제 100일 정책의 폐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근본이 아닌 대증요법이 준 참화였던 셈이다.

이웃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의 지지율은 정권출범 3개월 연속 상승했고 지금은 70%에 달하고 있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다소 과격한 금융완화정책을 바탕으로 한 ‘아베 노믹스’의 인기 때문이다. 하지만 YS의 100일처럼 아베의 과감한 양적완화정책이 경기 회복은커녕, 경기는 살리지 못하고 물가를 올리는 최악의 경우로 마무리될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이후 지지율이 속락하고 있다. 40%를 갓 넘는 취임 초 이례적인 지지율 속에 현재 추세라면 40%가 깨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YS나 MB 정권 초기, 일본의 아베처럼 임기 초반 들뜬 분위기의 부양책은 없는 듯하다. ‘창조경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버전이 창조(?)되고 있는 점이 못내 아쉽다. 하지만 적어도 창조경제가 인기에 기댄 단기처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경제 100일’은 아니라고 해도, 창조경제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슬로건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다.

‘정치적 대가’로 해외언론에서 칭송받았던 YS 5년의 지지율(한국갤럽)은 아래와 같다. 취임 1년차 1분기 71%, 2분기 83%, 3분기 83%. 취임 마지막 해인 5년차 지지율은 2분기 7%, 3분기 8%, 4분기 6%였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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