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현대자동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가 올해 판매를 종료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로 초반부터 계약이 쇄도했을 뿐더러 현대차가 기존 캠핑카 중소업체의 반발에 따라 올해 판매 대수를 120대로 한정했기 때문. 이미 120대 계약이 끝나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내년까지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돈이 있어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모델이 됐다.
8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출시 이후 3일 만에 30여대가 계약되는 등 캠핑카업계에선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고, 현재 120대가 모두 계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모두 계약을 마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졌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는 올해 단 120대만 생산된다. 캠핑카업계에 따르면, 국내 캠핑카 시장은 중소 차량개조업체가 밀집한 시장으로, 현대차의 진출에 이들 업체가 반발했고, 현대차는 업계와 협의를 거쳐 올해 120대만 한정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매년 30씩 늘어나 2014년엔 150대, 2015년엔 180대까지 판매할 수 있다.
현대차가 공식 판매하기 이전에도 그랜드 스타렉스를 개조한 캠핑카는 이미 시장에 출시된 바 있다. 사양에 따라 가격 차가 크지만, 통상 5000만~7000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이들 모델은 지금도 구매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그랜드 스타렉스를 자체 개조한 밴텍디엔씨의 라쿤팝은 풀옵션 모델을 5217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차의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끈 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부터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신뢰도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의 기본 가격은 4802만원. 옵션을 추가하면 5000만원대까지 오르지만, 진입 가격대를 4000만원대로 낮춰놨다는 점에서 고객의 인기를 끌었다.
또 기존 캠핑카와 달리 현대차가 직접 판매에 들어가면서 사후 서비스나 신뢰도 등에서 높은 기대치를 받았다. 실제 지난 2013 서울모터쇼 현대모비스관에는 현재 시판 중인 그랜드스타렉스 캠핑카가 전시돼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이 모델에 적용되는 아이패드 케이스, 토우바 등을 제작하고 있다. 캠핑카를 둘러 보던 최국선(41) 씨는 “전부터 캠핑카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낯선 업체에서 주로 판매해 망설였던 게 사실”이라며 “현대차에서 판매한다고 하니 신뢰가 생겨 이번엔 꼭 구매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캠핑카를 둘러보던 김덕수(50) 씨도 “이미 올해 현대차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 판매가 마감됐다니 아쉽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판매량이 제한되는 걸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서울모터쇼 현장에서 만난 A 캠핑카업체 관계자는 “아무래도 기존 중소업체가 브랜드 면에선 현대차에 뒤지는 게 사실”이라며 “대신 현대차 덕분에 캠핑카 시장 자체가 커지는 건 긍정적인 효과”라고 밝혔다. 또 “가격 측면에선 기존 업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소비자들이 다양한 캠핑카를 꼼꼼하고 냉정하게 비교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