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보이스톡’도 배이상 급증
국내는 정체…해외 유저에만 인기
마이피플 PC 3.0·페이스북 m-VoIP등
신무기 출시에도 존립기반 위협 전망
SK텔레콤과 KT가 ‘망내 무제한 통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무료 모바일 인터넷전화 서비스(m-VoIP)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이용량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통사들이 앞다퉈 SMS, MMS, joyn 등 통신사에 관계없이 모든 문자 서비스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 긴장감은 배가되고 있다.
그러나 m-VoIP업체들은 우려와 달리 통화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 4일 NHN은 ‘라인 m-VoIP’의 전 세계 통화량이 지난해 8월 자체 솔루션을 적용한 이후 2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평균 통화시간도 증가 추세에 있으며, 자체 솔루션 교체 이후 음질이 향상돼 지난 30주 연속으로 통화 횟수가 3배 증가했고 동시접속자도 4.5배로 꾸준히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NHN 관계자는 “라인은 해외를 중심으로 1억1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며 “상위 1%의 해비 유저의 경우 하루 100분 이상 무료 통화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의 m-VoIP인 ‘보이스톡’도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지난해 6월 국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이용량이 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망내 음성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사진제공=KT] |
업체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장세는 해외 이용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국내에서는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트온톡’은 지난 2011년 7월 첫선을 보인 뒤 사용자가 많지 않아 지난해 10월 말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11월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LG유플러스는 “m-VoIP는 모든 요금제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체 가입자의 0.5%가 3MB 미만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매출 감소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보다 5개월여 전 보이스톡이 등장하며 이통사 수익 급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는 설명이었다.
이처럼 국내에서 현재 10여종의 무료 통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파급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대다수 무료 통화가 와이파이망에서는 기존 무선ㆍ유선전화의 통화 품질에 버금가는 수준이지만 3G망에서는 잦은 끊김 현상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통사들도 최근 망내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금단(禁斷)으로 여겨졌던 m-VoIP를 허용했다. SK텔레콤은 기존 5만원대 요금제 이상에서만 허용하던 것을 3만원대 요금제까지 허용했고, KT는 5만원대 이상 요금제에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던 것을 전체 요금제로 확대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서 m-VoIP를 전격 허용했을 당시 ‘제 살 깎기’식 경쟁이라며 발끈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타격은 없을 것이란 자신감은 물론, 가계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정치권을 향한 포석까지 내포된 조치로 보인다.
그럼에도 m-VoIP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캐나다와 미국에 시범 운영하던 무료 통화 기능을 지난달 말 국내 이용자에게도 적용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페이스북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면 페이스북 이용자 간에 무료 통화를 할 수 있다.
이에 앞선 지난달 초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은 PC 3.0을 내놓고 무료 음성ㆍ영상통화를 PC에서도 가능하게 했다. 2011년 국내 모바일 메신저 중 처음으로 무료 음성ㆍ영상통화 기능을 선보인 마이피플은 HD 보이스 음성통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음성통화는 물론, 문자 서비스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이통사의 배포에 인터넷을 통해 VoIP, SMS, 메신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OTT(Over The Top) 사업자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실제 지난해 초 미국의 하드웨어(Hardware) 지가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무료인 애플의 아이메시지 출시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의 SMS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OTT업계 관계자는 “기존 통신사와 CP업체들이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개척해 ICT 생태계를 풍성하게 하며, 해외 시장에서도 열매를 맺고 있는데 이통사의 물량 공세에 존립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일ㆍ서지혜 기자/ry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