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열풍에 묻지마투자 극성
개인투자자 3800억 손실 우려



지난해 극성을 부렸던 ‘테마주 열풍’이 올해도 주식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주가상승률 상위종목 대부분이 실적개선 종목보다는 테마주 바람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인 것으로 조사돼 거품 붕괴 시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특히 12월 결산법인 중 회계감사 관련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불과 3개월 새 주가가 40% 이상 하락, ‘반토막’ 주식이 속출하면서 투자자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테마주 열풍은 올해도 여전=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코스피ㆍ코스닥 종목의 연초 이후 이달 28일 종가까지 주가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가수 싸이와 정치인 안철수 씨 등과 연관된 테마주를 비롯해 인수합병(M&A) 관련주가 상승률 상위에 포진했다.

4월 13일 싸이의 신곡 발표를 앞두고 엔터기업 얼반웍스미디어를 자회사로 둔 이스타코가 올해 들어 149.03% 폭등하면서 코스피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싸이의 부친인 박원호 회장이 최대주주인 디아이도 올해 들어 111.11% 급등했다.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는 연초 이후 112.30% 올랐고, 미래산업도 같은 기간 54.06% 상승했다. 다믈멀티미디어가 195.35%, 오픈베이스는 88.76% 각각 올랐다. M&A 관련주의 상승률도 두드러진다. 최근 젬백스로 인수된 코스닥기업 H&H는 연초 이후 265.41% 폭등, 코스닥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M&A 관련주인 솔본(84.48%)과 금호종금(69.63%)도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반토막 종목 속출…개미 깡통찬다=이번 분석에서 연초 이후 주가하락률이 40% 이상인 종목은 코스피 3개, 코스닥 14개로 나타났다. 코스피 상장기업인 알앤엘바이오는 올해 들어 60.33% 급락하며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최대주주가 대량매도에 나서면서 폭락했다.

특히 12월 결산법인의 회계감사 기한이 막바지로 접어들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이 속출하면서 ‘깡통’찬 개미가 급증하고 있다. 완전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 회계감사 관련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은 유가증권시장 9개사, 코스닥시장 19개사 등 모두 28개사다.

감사의견 거절을 당한 글로스텍은 올해 들어 55.35% 하락했고, 에듀언스는 70.41% 폭락했다. 네오퍼플과 에스비엠 기륭E&E 등도 ‘반토막’주에 합류했다. 이들 28개사의 소액주주 현황을 파악한 결과 ‘깡통주식’ 위험에 노출된 개인투자자는 18만1573명, 투자금액은 7726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리매매 기간의 자금 회수율이 통상 50%를 넘기 어렵기 때문에 상장폐지에 따른 개인 손실은 38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