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과 홈쇼핑 등 남성 소비자들이 의류를 접하는 주 채널을 살펴보면 20~30대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브랜드에서 컬러 상품 입고율이 20~50%까지 높아졌다.
올 봄 들어 롯데백화점에서 지이크, 지오지아 등 남성 캐주얼 대표 브랜드들의 화사한 컬러 상품 판매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50%나 늘었다.
예전에는 셔츠 등 일부 품목에만 쓰였던 화사한 컬러가 최근에는 재킷, 바지 등에도 과감하게 쓰이는 게 특징이다. 지오지아에서 컬러 바지는 종류가 2배나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도 보라색, 민트색 등 화사한 색상의 남성 의류가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화사한 색 바지가 지난해보다 3배나 많이 팔리면서, 남성 의류 중 컬러 팬츠의 비중이 지난해 10% 미만에서 올해 30%로 늘었을 정도다.
컬러패션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
‘색(色)의 반란’은 레포츠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GS샵이 지난 4일 방송했던 ‘아디다스 클라이마 재킷’은 검은색과 파란색, 빨간색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준비됐다. GS샵은 검은색 재킷의 판매 비중이 60%, 파란색은 25%, 빨간색은 15% 정도로 예상하고 물건을 준비했지만, 방송에서는 파란색 재킷이 예상보다 15~20%나 많이 팔려, 검은색 재킷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GS샵 레포츠의류팀의 이광준MD는 “올해는 핑크, 민트 등 과감한 컬러가 배색 처리된 등산 재킷이나 파스텔톤의 셔츠, 재킷 등이 인기가 좋다”며 “더 이상 남성들이 한정된 컬러 안에서만 옷을 선택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성복이 ‘색의 장벽’을 깬 것은 옷차림을 개성의 표현이자, 능력의 일환으로 보는 트렌드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과거에는 옷차림에 신경쓰는 남자에 대해 ‘남자답지 못하다’는 등의 부정적 인식 있었지만, 최근에는 섬세하고 감각있는 남성상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라며 “옷 잘 입는 것도 자기 관리를 잘하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예전보다 남성들의 패션이 과감해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남성의류 바이어인 이혜원 부장은 “과거 밝고 화사한 색상은 여성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됐지만 최근 여성패션과 남성패션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남성들의 패션도 더 과감하고 화려해졌다”라며 “올해 많은 남성복 브랜드에서 녹색, 분홍색 등 화사한 색상의 의류들이 지난해 보다 20% 이상 확대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가올 초여름 시즌부터는 하얀색을 기본으로 하고, 살구색 등의 파스텔 색상을 포인트로 삼는 남성 패션이 인기 얻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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