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점, 마트 매출의 2배 달성 ‘희색’
영등포점은 주변 상권 경쟁에 고전
롯데마트가 지난달 서울 영등포와 도봉에 회원제 할인점 빅마켓 점포 2개를 추가로 내면서 선포했던 ‘남북전쟁’이 큰 실적 차이를 보이며 남과 북에서 그 희비가 갈리고 있다. 도봉점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선방했지만, 영등포점은 치열한 경쟁 탓에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빅마켓 도봉점과 영등포점은 롯데마트로 운영됐던 점포를 회원제 할인점으로 바꿔 지난달 개장한 점포다. 지난달 28일 점포를 열면서 롯데마트 측은 같은 상권의 터줏대감인 코스트코 영등포점과 상봉점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냈다.
출범 한 달간의 성적표를 보니, 빅마켓 도봉점은 롯데마트로 운영됐던 시절보다 매출이 배(102.4%)나 올랐다. 회원 수도 4만명에 이르고, 회원 중 매장을 방문해 실제 구매를 한 이들의 비율인 구매율도 95% 정도다. 회원카드를 만든 이 대부분이 매장에서 구매를 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영등포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34.2%가량 신장했다. 회원 수는 3만명이다. 영등포점은 상권 내 인구가 14만가구 40만명이고, 도봉점은 12만가구 37만명이다. 영등포점이 겨냥하고 있는 인구가 더 많지만 실적에서 도봉점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영등포는 상권이 워낙 경쟁이 치열한 곳이기 때문이다.
영등포에는 코스트코가 바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고, 상권 내에 이마트ㆍ홈플러스 등 일반 대형 마트도 있어 고객 유치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도봉점은 코스트코 상봉점과 다소 거리가 있고, 대형 마트 경쟁도 영등포보다 덜한 편이다. 두 점포가 빅마켓으로 전환한 이후 매출이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먹거리가 대부분이었다. 치킨ㆍ훈제오리ㆍ피자 등의 조리식품 매출이 219.2% 신장했다. 쇠고기가 161.9%, 수입맥주 등 종류를 다양하게 보강한 주류가 135.8%나 매출이 올랐다. 냉장ㆍ냉동식품도 133.7% 매출이 신장했고, 키즈카페ㆍ패밀리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의 매출도 23.9% 올랐다. 편의시설은 코스트코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요소여서 향후 빅마켓의 경쟁력 중 하나로 부각될 전망이다. 가장 많이 팔린 히트 상품으로는 빅마켓 전용 상품이 상위를 휩쓸었다. 빅마켓 전용 양념소불고기가 히트 상품 1위였다. 그 뒤를 이어 썬키스트 네이블오렌지, 씨없는 청포도 등 빅마켓 전용 상품들이 차례로 상위를 차지했다.
히트 상품 상위 10개 중 빅마켓 특화 상품이 아닌 것은 농심의 신라면이 유일했다. 신라면은 인근 코스트코와 경쟁이 붙어 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려간 상품이기도 하다. 지난달까지 코스트코에서 1만6890원이었던 신라면(30개 묶음)은 빅마켓이 가격을 1만6790으로 내리자 코스트코도 1만6690원으로 낮추는 등 ‘100원 전쟁’이 계속됐다. 이달 들어서는 코스트코가 1만6290원에, 빅마켓이 1만6280원에 판매 중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