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삼다수 고객’ 빠르게 흡수
농심이 만드는 생수 ‘백두산 백산수’<사진>가 출시 100일을 맞은 28일 주요 대형 마트 판매비율이 3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나와 있는 생수 브랜드가 140여개인 점을 감안하면 급속한 성장세다. 특히 먹는 샘물 부문 부동의 1위인 ‘삼다수’의 고객을 ‘백산수’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농심은 1998년부터 15년간 ‘삼다수’ 유통ㆍ판매권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광동제약에 넘겨준 사연이 있는 만큼 ‘백산수’의 선전에 크게 고무돼 있다.
이날 농심에 따르면 대형 마트 A 사의 매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월 중순~3월 중순 ‘백산수’의 점유율(가정용 2ℓ 기준)이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1위는 ‘삼다수’, 2위는 A 사의 자체 브랜드(PB) 생수였다. 2월 중순 4.0%였던 ‘백산수’의 점유율은 일주일 단위로 크게 뛰어 3월 중순엔 12.8%까지 치솟았다. A 사 PB 생수와의 격차는 8%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같은 기간 ‘삼다수’의 점유율은 50.2%에서 44.9%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농심 관계자는 “ ‘백산수’가 ‘삼다수’ 고객을 흡수하며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 B 사에서 ‘백산수’의 점유율(3월 1~17일)도 13.1%로, ‘삼다수’(34.6%), PB 샘물(18.5%)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농심의 자체 조사 결과, ‘백산수’를 다시 사마시겠다는 의견도 높게 나왔다.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11일까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에 거주하는 20~40대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백산수’ 재구매율이 87.5%로 나온 것.
한 대형 마트 관계자는 “ ‘백두산 백산수’의 판매 추이는 가히 폭발적”이라며 “높은 재구매율 속에 벌써부터 충성고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산수’는 현재 대형 마트 3사 가운데 이마트에만 입점돼 있지 않은 상태로, 입점계약과 관련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농심은 4월부터 생수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생산량을 현재보다 배가량 늘릴 예정이다. 연내 설비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제품 용량도 다양화해 기존 2ℓ, 600㎖ 외에 소용량 제품 출시도 저울질 중이다.
신철석 농심 부문장은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백산수 마케팅에 총력 체제를 구축하고 전력투구하고 있다”며 “5년 안에 ‘국내 생수 시장 1위 탈환’이라는 목표를 최대한 앞당겨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백산수’는 백두산을 수원지로 하는 생수로, 국내 유일의 저온 화산암반수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물맛이 좋다는 평가가 많아 제주도의 물을 원료로 한 ‘삼다수’와 1위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