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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 - 권대봉> 좌뇌(左腦)와 우뇌(右腦)의 정치경제학
숲보다 나무 먼저보는 좌뇌처럼
학교도 간섭위주 좌뇌적 접근
춤·노래 통해 상상·영감 자극
교육도 우뇌적 해법 연구해야




좌뇌는 논리를 담당하고, 우뇌는 창의를 담당한다. 숲보다 나무를 먼저 보는 좌뇌 중심적인 사람은 근거와 이유를 중시하고 분석적이며 조직적이다. 나무보다 숲을 먼저 보는 우뇌 중심적인 사람은 직관과 영감을 중시하고 통합적이며 창조적이다.

법으로 폭력을 척결하려는 것은 좌뇌적 해법이다. 창의교육으로 폭력을 예방하려는 것은 우뇌적 해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4일 경찰대 졸업식에서 4대 사회악으로 규정한 성폭력ㆍ가정폭력ㆍ학교폭력ㆍ불량식품에 대한 좌뇌적 해법을, 이튿날인 15일에는 명신초등학교에서 학교폭력에 대한 우뇌적 해법을 요구했다. 창조경제의 원천이라는 창의교육으로 폭력 예방을 요구한 것이 돋보인다. 좌뇌와 우뇌의 정치경제학이 주목되는 대통령의 요구사항이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가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까지 만들어 시행 중이지만, 좌뇌적 해법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우뇌적 해법도 만만치 않다. 전통적으로 학교가 좌뇌 편중적인 교육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아기는 좌뇌가 발달되지 않아서 시간 개념이나 논리가 없어 보이고 말도 못한다. 아기는 감각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우뇌에 의존해 웃음과 울음으로 의사표시를 한다. 아기의 우뇌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고 감각적 자극에 반응하며 개방적이고 창조적이며 자발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한다.

취학 전 아동의 양쪽 두뇌는 대개 균형된 상태에 있다. 좌뇌는 ‘왜?’라는 물음표를 항상 달고 다니며, 우뇌는 상상과 환상의 호기심을 발동시킨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전통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좌뇌 활동이 강조되나, 연극과 무용 등 우뇌 활동이 경시되는 경향이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부모와 교사 그리고 사회가 좌뇌의 활동을 과다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우뇌의 자아의식이 위협을 느끼게 된다. 중고생들은 어른들로부터 “자기 일에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 봐라, 공부 잘해라, 잘하는 친구를 봐라, 옷을 단정하게 입어라, 게임 좀 그만 해라”라는 좌뇌적 요구를 받고, “나는 제대로 해야 할 텐데”라는 강박관념 속에 갇히게 된다. 그들의 우뇌는 “답답하다, 탈출구가 없다, 왜 이렇게 안 풀리나, 되는 일이 없다”라는 스트레스에 직면하게 된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은 도전과 도피로 나타난다. 긍정적인 도전은 올바른 길로 가는 약이 되지만, 부정적인 도전은 싸움으로 나타나고 도피는 가출과 자살로 나타난다. 10대들은 좌뇌와 관련된 것과 싸운다. 싸움의 대상은 학교, 부모, 교사, 규칙, 규정, 그리고 법이다. 이때 우뇌는 싸움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게 되고, 싸우게 되면 일시적으로 자의식을 찾게 되는 것으로 착각한다.

10대들이 술과 담배에 손을 대는 것은 ‘어른이 술과 담배로 스트레스를 푼다면 나라고 안 될 이유가 없지’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술과 담배로 인해 좌뇌가 판단력과 논리력, 책임감을 상실하면 일시적으로 우뇌의 자아의식에 걱정이 사라지고 충동적으로 일탈하게 된다.

일탈하는 10대들의 좌뇌와 우뇌는 갈등한다. 좌뇌는 “나는 공부 잘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라고 하고, 우뇌는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라고 갈등하기 때문에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전문적인 상담활동을 제공하면 일탈을 예방할 수 있다.

드라마, 춤, 그림, 노래, 악기 연주 등이 활성화되면 창조, 상상, 영감, 개방을 주관하는 우뇌 활동을 키울 수 있다. 논리, 구조, 분석, 집중을 주관하는 좌뇌적 교과교육에 창의성을 일깨우는 우뇌적 교수학습방법이 도입되면 금상첨화다. 창의교육으로 이성과 감성의 균형, 말하기와 듣기의 균형, 비판과 수용의 균형을 이룬다면 폭력예방이라는 우뇌적 해법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의교육이 우뇌의 창의성을 개발해 창조경제의 원천으로 자리매김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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