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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여수 폭발사고도 결국 人災…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화학공장에서 또 대형 폭발이 일어나 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당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화상이 너무 심해 생명이 위태롭다고 하니 사망자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사고가 난 곳은 단지 내 대림산업 공장의 폴리에틸렌 저장 탱크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으나 불길이 크게 번지지 않아 초대형 참사를 면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사고 현장 주변에는 경유 같은 인화성 물질이 가득 들어있는 저장탱크가 널려 있었다.

이번 사고도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큰 듯하다. 사고 원인은 조사가 끝나야 정확히 나오겠지만 경찰은 근로자들이 탱크 보수작업을 위해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꽃이 튀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탱크를 완전히 비우지 않아 그 속에 분진과 가스가 남아있었는데도 작업을 강행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것이다. 안전수칙만 철저히 지켰어도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는 사고였던 셈이다.

얼마 전 경북 구미산업단지에서 불산이 누출되고 대형 유류저장 탱크가 폭발하는 등 위험물질을 부주의하게 다루다 일어나는 사고가 요즘 들어 부쩍 잦다. 올 들어 발생한 것만 해도 이번이 몇 번째인지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두말할 것 없이 안전불감증 때문이다.

여수산업단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석유화학업체들을 비롯해 위험물질을 다루는 업체가 220여개나 밀집해 입주해 있다. 생산 시설뿐 아니라 이들과 가족이 생활하는 주거공간, 학교, 편의시설이 함께 들어있다. 대형 화재 등이 발생하면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단지를 조성한 지 수십년이 지나 배관과 저장탱크 등의 시설이 많이 낡아 사고 위험성도 그만큼 높다.

위험 물질을 많이 다루는 석유화학단지 내 각종 시설물 안전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어느 것도 안전보다 우위일 수는 없다. 우선 각 기업들이 안전관리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노후화된 시설이 있다면 당장 교체하고, 관리 전문인력 확충에도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 마련은 기본이다. 단 한 번의 안전사고는 회사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란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도 관리 감독에 한치의 소홀함도 있어선 안 된다. ‘화약고’ 오명을 쓰고 있는 여수산업단지의 안전관리 체계 전반의 대수술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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