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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인사이트 - 최원석> 방글라데시 의류산업 낙관과 불안 사이
방글라데시 정부가 대체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의류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방글라데시가 최근의 불안요인들을 극복하고 의류산업의 ‘Next China’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글라데시는 TV 프로그램 ‘극한직업’의 단골 출연 국가다. 그렇잖아도 최빈국의 이미지가 많은데 노후선박 해체, 벽돌 제조, 세탁 노동자들의 모습은 이런 인상을 더욱 강하게 했다. 반면 의류제조 강국으로서의 입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방글라데시의 연간 봉제의류(RMGㆍReady Made Garment) 수출은 200억달러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의류산업은 국가수출의 80%를 담당하며 고용규모는 360만명으로 전체 노동력의 절반을 흡수하고 있다. 해외 원조, 해외 노동자 송금과 함께 명실상부한 국가경제의 3대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의류강국으로서 지위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선진국 의류 조달담당관(CPO)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는데, 86%가 ‘향후 5년 내에 대(對)중국 오더를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각자 가장 유망한 국가 3개를 택한 결과 방글라데시(89%), 베트남(52%), 인도네시아(41%), 캄보디아(37%)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이 최근 안팎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도화선이 된 것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타즈린 의류공장 화재 사건이다. 112명의 노동자가 생명을 잃은 이 사건은 방글라데시 의류업 사상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었다. 화재 이후 분노한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랐으며, 각계에서 의류공장의 안전기준에 대한 자성과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현지 의류업계의 주력 시장인 미국, 유럽의 언론과 바이어 등으로부터 방글라데시 노동환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금까지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방글라데시 작업장의 규정준수(compliance)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재하청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재하청 작업장은 규정 준수의 사각지대였는데 이 사건 이후 주목을 받고 있다. 일례로, 타즈린 공장은 월마트(Wal-Mart) 제품을 생산하는 방글라데시 업체의 재하청 업체였는데, 사건 이후 월마트는 500만달러 규모의 오더를 취소했다. 현재 3500여개의 의류 공장 중 최소 15%는 재하청 주문에만 의존하고 있다.

사건 이후 미국은 정부차원에서 방글라데시 제품에 대한 특혜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방글라데시의 열악한 안전기준, 노동자 권리보호 미흡을 이유로 그간 수천개 품목(의류 제외)에 적용되던 일반특혜관세(GSP) 철회를 논의하는 청문회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연말 총선을 앞두고 정정이 급격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노동계에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정당이 주도하는 동맹휴업(Hartalㆍ하탈)이 사흘이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으며, 올해에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최저임금 조정 협상이 예고되어 있어 갈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근로여건 개선은 바람직한 일이나 이에 따른 원가 상승도 불가피하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대체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의류산업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방글라데시가 최근의 불안요인들을 극복하고 의류산업의 ‘Next China’ 지위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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