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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 이호철> 창조경제, 혁신금융과 IT기술의 융합으로
IT와 첨단 금융공학의 융합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한 분야이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자 자산을 보호해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가 작동하려면 금융생태계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에게 친숙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있다. 음악파일 등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는 ‘라임와이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것은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들 간에 정보와 자료들을 자유롭게 공유하기 위해 라임와이어 사가 무료로 공개한 P2P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은 IT계의 전설적 인물인 마크 고튼이다. 그런데 전산기술자로 알려진 그는 사실,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금융벤처, 라임그룹의 회장이자 유명한 시민운동가이다.

그는 4년 반 동안 은행에서 주식거래와 시장분석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을 만든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1998년 헤지펀드사인 타워리서치캐피털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고빈도 거래를 주 무기로 하고 있다. 이어 이 거래를 취급하기 위한 증권회사 라임브로커지도 만들었다. 1조원 이상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 펀드는 우리나라 파생상품시장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마크 고튼은 사회운동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걷기, 자전거 타기 등 친환경 대체교통수단을 장려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고,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라임와이어 프로그램을 무료 공개한 것도 인터넷에서 개인 간 정보공유가 보다 자유로워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비록 그의 아이디어는 음반업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법률 소송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아이튠스와 같이 새로운 유료음원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데 일조했다. 그는 IT기술과 금융을 융합해 많은 고급 일자리를 창출했고, 또 이 사업을 통해 얻은 수입으로 개방된 지식사회를 지향하고 친환경 교통을 발전시키는 시민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2009년, 그는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는 비전가 50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러면 우리나라엔 마크 고튼이 나올 수 없는가. 우리나라에도 몇몇 대학에서 전산기술과 금융지식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매년 배출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없다는 점이다. 이들이 경험을 쌓고 아이디어를 실행할 헤지펀드가 충분치 못한 것이다. 우리 헤지펀드는 2011년 말 겨우 출범했지만, 진입규제가 많아 개인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어렵다. 게다가 헤지펀드가 클 수 있는 기본환경인 대형투자은행(IB)이 없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대형투자은행은 헤지펀드에 자금이나 주식을 빌려주거나 거래를 위탁관리 하는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해 주는 프라임브로커 역할을 해 준다. 그래서 투자자 모집, 자금관리 등의 부가적인 일은 투자은행에 맡기고, 헤지펀드는 기술개발과 투자전략에만 전념해야 한다. 이것이 금융관련 창조경제의 기본 생태계이다.

IT와 첨단 금융공학의 융합은 창조경제의 중요한 한 분야이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자 자산을 보호해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가 작동하려면 금융생태계가 필요하다. 이제 우리는 금융생태계 조성을 위해 헤지펀드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대형투자은행 제도를 과감히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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