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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식물(植物)’정부
미국의 범죄심리학자 클리브 백스터는 이해하기 어려운 실험을 한다. 방안에 두 그루의 식물이 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은 여섯. 이 중 한 명에겐 나무 한 그루를 뿌리째 뽑아 짓밟고 완전히 박살을 내라는 지령이 내려진다. 비밀지령이어서 누가 이 역할을 했는지는 참가자는 물론 실험을 주관한 백스터도 알지 못한다. ‘참극’의 유일한 목격자(?)는 살아남은 한 그루의 식물. 이 식물에 탐지기를 붙이고 실험 참가자들을 한 명씩 지나가게 했다. 다른 다섯 명에게는 반응이 없었던 탐지기가 한 명에게만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 한 명은 동료 식물을 살해(?)한 범인이었다.

동물인 인간은 식물을 늘 열등한 존재로 취급한다. 하지만 이 실험에 알 수 있듯 식물도 감정과 생각이 있다는 게 이제는 정설이다. 동물과 형식은 다르지만 섹스를 하고 자손을 퍼뜨린다. 슬픔이나 기쁨 같은 감정이 있다는 게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난(蘭) 애호가들 사이에선 난 옆에서 좋은 얘기를 해야 잘 자란다는 얘기가 상식이다. 


새 정부가 ‘박근혜 정부’인지 ‘식물 정부’인지 헷갈릴 정도로 개점휴업 분위기다.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국무회의도 열지 못하고 청와대도 일손을 놓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처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 정부의 배경에는 ‘식물 국회’가 있고, 이러다 ‘식물 국가’가 되는 게 아닌지 걱정 어린 목소리도 많다.

하지만 식물 운운은 옳지 않다. 지금 여당이나 야당, 청와대가 하는 행동은 현명한 식물보다 나을 게 없다. 지금 행태는 듣는 식물에게도 민망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식물보다는 ‘무능 정부’나 ‘무능 국회’가 더 어울린다

전창협 디지털뉴스센터장/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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