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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구태정치, 얼마나 더 큰 매를 부를 건가
새 정부조직개편 협상이 장기전 양상이다. 여야는 4일 심야협상에서도 접점 도출에 실패했다. 막판 쟁점인 종합유선방송(SO)과 관련한 법률 제ㆍ개정권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임시국회 마감일인 5일을 넘기고 또다시 임시국회를 열어 지루한 공방을 보게 될 상황에 처했다.

정부조직법 개편 싸움은 정치권 그들만의 이전투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국민 대다수는 왜 서로 물고 뜯는지 그 내막조차 알지 못할 뿐더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핵심 사안이 어디에 포함되든 팍팍한 삶과는 별반 연관이 없다. 다만 그만한 사안이 과연 새 정부 출범을 송두리째 흔들고 가로막는 것이 맞기나 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국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냈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1차적 과오에다 청와대 잘못 또한 적지 않다.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침을 금과옥조로 여길 뿐 한 뼘의 유연성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타협의 빌미라도 줘야 할 청와대가 밀어붙이기에 몰두하는 것도 시대정신과도 맞지 않을 뿐더러 정치 질서상 온당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새 대통령의 조기 담화가 외면당하는 것은 정치 논리상 당연한 일 아닌가.

반대하는 쪽을 보는 시선이 더 곱지 않다는 것은 민주당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쯤은 상식이다. 새 정부가 새 조직으로 새롭게 국정을 운영하겠다면 그 길을 터주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의 바람이다. 방송장악을 통해 정권연장을 획책할 것이라는 구시대적 망상에 옴짝달싹도 못하는 야당을 원하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민주당은 잘 헤아리기 바란다.

한마디로 타협과 소통, 그리고 상생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다. 막장까지 불통으로 치달으면서 정치는 실종됐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여야 관계가 재정립되면 뭔가 새로운 흐름이 나타나고 시급한 민생현안 해결에도 손발이 척척 맞을 것이라는 기대는 수포가 됐다. 국민은 안중에 없이 기선제압을 위한 기 싸움으로 날밤을 새우는 것이 누구를 위한 일인지 거듭 묻는다. 이런 낡은 구태 정치를 따갑게 지적하며 조국을 등지겠다는 김종훈 미래부 장관 내정자의 결심이 안타까움과 허탈감, 그리고 자괴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러니 새 정치를 하겠다며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 아닌가. 더 큰 매를 자초하는 정치권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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