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돼지값 폭락…식당 삼겹살은 여전히 ‘금값’ 왜?
[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요즘 돼지값이 폭락했는데 음식점 삽겹살 가격은 왜 내리지 않냐고 항의하는 손님이 많아요.”

헐값으로 떨어진 돼지고기가 음식점에서는 여전히 비싸게 팔리고 있어 삼겹살 판매가를 두고 식당업주와 손님간의 불신의 벽이 커지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27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1㎏당 3147원으로 지난해 1월 5851원에 비해 무려 46%나 떨어졌다. 국내산 돼지 공급이 과잉상태인데도 수입 돼지고기가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음식점의 삼겹살 가격은 변동이 없다. 행정안전부 지방물가정보 공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삼겹살(외식) 1인분(200g) 평균가격은 1만3717원이었다. 지난해 1월의 1만3755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회사원 김성민(30) 씨는 “국내산 돼지가격이 급락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는데 회식을 하러 삼겹살집에 가면 여전히 가격이 똑같아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돼지값 폭락에도 음식점의 삼겹살 판매가는 왜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우선 복잡한 중간 유통구조를 들 수 있다. 김원태 농업관측센터 돼지담당 연구원은 “도매가격 1㎏당 3000원은 돼지 한 마리 통으로 거래되는 값이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삼겹살, 목살은 비싸지고 후지(뒷다리살), 전지(앞다리살) 등은 싸게 팔린다. 삼겹살은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부분인데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은 한정돼 있고, 육가공업체 역시 삼겹살, 목살 등으로 이익을 보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실제 식당 삼겹살 판매가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4) 씨는 “삼겹살 1인분 값 1만3000원에서 돼지고기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인 2000원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 85%는 인건비, 재료비 등 돼지고기값과 관계 없는 비용”이라고 밝혔다.

서울 성동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최모(57) 씨 역시 “우리 식당은 삼겹살을 주문하면 상추, 고추, 깻잎 등의 채소와 김치 등 10여가지 반찬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채소값, 인건비, 월세, 전기료 등 다른 비용이 매년 오르는 상황에서 돼지고기 가격이 내렸다고 삼겹살 판매가를 낮추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식당 업주들은 돼지가격 급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라 삼겹살 판매가를 내릴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씨는 “돼지고기값이 떨어진 것은 일시적인 현상인데 이것을 바로 시세에 반영할 수 없다.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원태 농업관측센터 돼지담당 연구원은 “돼지 도매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해서 식당으로 들어가는 삽겹살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진 게 아니다. 예전에 비해 조금 싸졌을 뿐이다”면서 “더 큰 문제는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올렸던 식당 삼겹살 판매가를 아직 내리고 있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구제역을 거치면서 식당 삼겹살 값은 폭등했다. 행안부에 다르면 2011년 8월 1인분에 1만386원하던 서울 지역 삼겹살 값은 구제역을 거치면서 그해 1만3000원대로, 약 3000원 올랐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