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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시후 사건’ 약물은 음성, 문자와 ‘1억 합의금’ 진실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20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배우 박시후(35ㆍ본명 박평호) 사건의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5일 오전 2시께. 서울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박시후와 K씨, 그리고 A(23)씨는 기분 좋은 술자리를 가졌다. 세 사람은 주점에 머무는 약 2시간30분 동안 홍초소주 2병을 나눠마셨다. 그리고 주점을 나선 시간이 새벽 2시쯤이었다. 주점에서 박시후의 집까지는 불과 10분 거리. 이 사이 A씨는 차를 타고 이동하던 도중 “정신이 몽롱”해졌고, 박시후의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K씨의 등에 엎혀 나왔다. 정신을 잃은 채 다음날 눈을 떠보니 박시후에게는 성폭행을, K씨에게는 성추행을 당한 뒤였다.

A씨는 이에 같은 날 원스톱성폭력상담소를 통해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건 발생 이후 박시후 측은 “함께 술자리를 갖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고 마음을 나눈 것”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 경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 ‘엇갈린 주장’ 음주, CCTV, 강간ㆍ강제추행=사건 발생 12일이 지난 현재,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리며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부경찰서는 A씨의 신고접수를 받은 뒤 고소인의 머리카락, 혈액, 소변 등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성분감정을 의뢰했다. CCTV의 정황과 A씨의 ”주량보다 적게 마셨는데도 정신이 몽롱해졌다”는 진술을 토대로, 마약이나 수면제 등의 약물 투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던 것.

결과는 말끔했다. 서부경찰서는 2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A양의 머리카락·소변·혈액 등을 채취해 분석을 의뢰한 결과를 25일 통보받았는데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A씨의 친구가 주간지 일요서울과 가진 인터뷰 내용과도 상반되는 결과였다.


인터뷰에서 B씨는 당시 술자리에서 “박시후와 K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친구에게만 술을 마시게 했다더라. 소주 한 병 정도를 마셨다는데, 친구는 소주 한 병으로 정신을 잃을 만한 주량이 아니었다”면서 “ 차를 탄 후 정신을 잃었다고 한다. 평소와는 다른 몽롱함을 느꼈다고 했다”며 약물 투약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시후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푸르메 측은 그러나 B씨의 인터뷰가 보도된 25일 오후 “박시후는 평소 주량이 매우 적은 편이지만, 사건 당일 술자리 분위기가 좋았던 탓에 박시후는 홍초와 얼음을 탄 소주를 3시간에 걸쳐 10잔 남짓 마셨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A양은 경찰에 조사받을 당시 박시후의 집에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약 13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언론 보도에 따르면 박시후에게 불리한 사실에 대해서는 평상시에도 기억하기 힘든 아주 세세한 사실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는 B씨가 가진 인터뷰에서 주차장 CCTV에서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는 박시후의 모습이나 “친구(A씨)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박시후가 강제로 성관계를 맺는 중이었고 알몸 상태인 K씨도 친구를 더듬으며 성희롱했다”던 주장에 대한 반박이었다. ‘의식을 잃은’ 상태라면 어떻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구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 문자메시지와 1억 합의금의 진실은?=양측의 주장이 계속해서 엇갈리자 이번 사건은 당시 A씨와 K씨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비롯해, A씨의 휴대전화 기록이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사건 당일 함께 자리했던 K씨는 이미 “다음 날에도 A양과 안부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하며 ’관계의 강제성‘을 부인했으나 A씨 측은 “안부 문자가 아닌 ’이제 어떻게 하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등 당시 사건을 걱정하는 내용”이었다고 주장했다. 뿐아니라 “당시 A씨가 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지인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경찰은 해당 문자메시지와 통화내역 복원을 통해 사건 수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료들이 ‘관계의 강제성’을 판단할 수 있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6일 TV조선에서는 15일 밤 박시후의 집을 나선 A씨가 저녁 9시쯤 경찰서로 향해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박시후 측이 1억원의 합의금을 제시하며 합의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박시후 측은 A씨 측에 “합의금으로 1억원을 제시했지만 상대방에서 그 이상을 요구했다”고 주장, 그러나 A씨 측은 애초에 “돈이 목적이었다면 고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시후는 당초 지난 24일 오후 7시 서울 서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박시후 측은 변호인을 교체한 뒤 강남경찰서로 사건이송을 요청하며 출석에 불응했다. “경찰의 수사노출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주장이었으나, 서부경찰서 측은 “수사에 문제가 없었다”면서 다음달 1일로 출석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은 26일 “서부서에서 수사하는 게 맞다”는 의견을 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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