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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 서정하> 공공외교와 선진 시민의식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택시 바가지요금으로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 외국인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로 비치겠는가? 반면 서울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예의, 법규준수, 질서의식 등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얼마 전 미국의 광고마케팅 전문가인 패트릭 핸런(Patrick Hanlon)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가 김치와, 북한과 대치해 있는 국가”로 국한되어 있다는 지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 강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 이미지 문제는 우리만 안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특히 많은 중소국가이 낮은 인지도 극복과 부정적 이미지 해소를 위해 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주요 세계 언론매체들이 강대국 위주로 보도하고 중소국가에 대해서는 사건사고 위주의 부정적 뉴스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기 때문에 중소국가들이 좋은 대외 이미지를 창출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소기의 외교목표 달성을 위해 자국에 대한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공공외교는 각국의 중요한 외교적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공공외교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 오바마 1기 행정부 출범당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제창한 스마트파워 외교의 중심에 공공외교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도 공자학원과 개발원조를 앞세워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중국위협론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도 공공외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K-팝, 영화예술 등에서 한류스타들이 공공외교의 큰 자산이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공공외교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문화ㆍ예술 분야만이 아닌 다양하고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공공외교에서는 국민 대 국민 외교가 중요한 만큼, 정부는 민간과 힘을 합쳐 문화는 물론 의식, 관행, 제도, 가치와 같은 유ㆍ무형의 모든 공공외교 자산을 활용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우리 공공외교 성공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수가 천만을 넘었다. 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주위 사람들에게 전할 한국의 이미지는 천만의 몇 배 아니 수십 배에 달하는 외국인들에게 파급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의 80% 이상이 체류하는 서울은 우리 공공외교의 주요 무대이다.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의 좋은 모습은 국가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서울의 도시 인프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서울시민의 성숙하고 선진적인 시민의식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택시 바가지요금으로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 외국인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로 비치겠는가? 외국 방문객이 겪은 불쾌한 경험은 국가 이미지를 크게 훼손시킬 것이 분명하다. 반면 서울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남을 배려하는 예의, 법규준수, 질서의식 등에 투철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좋아질 것이다.

현대 공공외교의 주체로서 민간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프랑스의 석학 기 소르망 교수는 “국가 이미지는 오랜 시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속에서 키워지는 것”이라고 갈파했다. 이제 우리 국력에 걸맞은 국가 이미지 구축을 위한 공공외교의 성공을 위해 서울시민의 적극적 협조와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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