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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서울 시(글ㆍ그림 하상욱 지음/중앙북스)=SNS 10만 유저의 공감을 얻은 전자책 시집  ‘서울 시’를 종이책으로 펴냈다. 전자책으로는 이례적으로 1, 2권이 10만건 이상 다운로드된 콘텐츠로 단 두 줄의 짧고 명료함이 특징이다. 10대부터 40~50대까지 두루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서울 시’는 무엇보다 재치와 살짝 비틂, 여백이 읽는 맛을 준다.

“나는/했는데//너는/몰랐네” “나만/이런걸까//다들/즐거울까” “정말 어렵게 부탁하는 거야. 나도 어렵게 거절하는 거야” 등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틈새를 통해 도시인의 자화상을 하나하나 그려낸다. 작가가 직접 그린 손그림도 웹 카툰 느낌의 재미와 공감을 준다. 

▶슬로우 육아(헤르베르트 렌츠 폴스터 지음, 신흥민 옮김/부키)=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게 옳은 것일까. 부모의 고민의 시작과 끝은 늘 같다. 독일 소아과 의사이자 교육심리학자인 렌츠 폴스터는 오랜기간 아동발달 과정을 연구해온 결과 수많은 교육지침서를 떨쳐버리라고 도발적인 발언을 한다. 그는 육아와 교육에 대한 다양한 이론과 주장은 대부분 증명할 수 없거나 증명되지 않는 오류라고 지적한다. 시대와 문화가 바뀌어도 아이를 기르는 원칙에는 변하지 않는 공통분모가 있으므로 아이의 발달과정 중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아이의 독립심을 위해 혼자 재우는 것은 맞지 않다. 아이가 안전하게 잠들 수 있는 장소는 친밀한 어른 옆 뿐으로, 이는 수천년 지속돼온 본능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본능을 살려주는 근본적 육아에 대한 조언이 솔깃하다.


▶직지이야기(박상진 엮음/태학사)=2001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직지심체요절’에 얽힌 43가지 이야기를 통해 직지와 우리 인쇄문화에 대한 바른 이해를 제공한다. 조선 최초의 근대화 여성으로 알려진 파리의 조선 궁녀 이심과 그녀의 남자로 유명한 초대 주한 프랑스 공사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의 비극적 로맨스, 플랑시 공사와 직지의 만남, 재불사학자 박병선 박사의 직지의 재발견, 스승인 백운화상의 뜻을 받들어 금속활자로 직지를 인쇄한 흥덕사 승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플랑시는 ‘직지를 도둑질한 자’라는 세간의 오해와 달리 정을 붙이려고 고서와 골동품 수집에 나섰으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참가하도록 도왔다. 직지가 금속활자로 인쇄됐음을 보여준 결정적 증거인 흥덕사지 발견과정도 드라마 같다.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김병도 지음/해냄)=소비가 줄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경제가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엔저로 한ㆍ중ㆍ일 샌드위치 신세가 된 우리경제의 돌파구는 없을까. 혁신전도사로 잘 알려진 저자는 지금의 불황은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임을 강조하며 특유의 통계적, 인문경제학적 접근을 통해 한국경제 도약에 필요한 조건을 제시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 그가 강조하는 것은 혁신가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자유, 보상과 존경이다. 오늘날의 혁신이 창조적 파괴로 인한 당장의 상처가 있을지라도 많은 이에게 행복을 주는 방향에서는 윤리적으로 정당하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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