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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혼란만 부추기는 박근혜식 기초연금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결국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밀봉인사’ 스타일이 새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를 불러왔다. 밀봉과 불통이 불러온 난맥상이다. 소통이 부족해 보이는 당선인의 스타일은 기초연금 도입을 둘러싼 혼란도 부추기고 있다.

지난 28일 당선인은 고용복지분과 국정 과제 토론회에서 “제가 그것을 쉽게 한번 설명을 해 보려고 합니다”라는 이야기로 기초연금의 밑그림을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국민연금에서 기초연금 부분이 20만원 안되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그 부분을 20만원으로 채워준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누구도 손해보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특히 기초연금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를 불러온 재원에 대해서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한 세금으로 하겠다는 뜻을 명확하게 했다. 말미에 “지금 살기도 바쁜데 그렇게 복잡하게 설명하시면 안 됩니다”는 말도 붙였다.

하지만 당선인의 설명도 이해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기초연금이 도입되면서 국민들은 어떤 영향을 받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한 부분이 많았다. 특히 국민연금 수급자에 대한 설명이 애매했다. 연금의 기초부분이 20만원을 넘으면서 기초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 수백만명의 이해가 엇갈릴 수 있는 중요한 부분에 대해 인수위원회의 보충 설명도 없었다. 이는 곧 국민연금 가입자 사이에 형평성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당선인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는 소통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통상 상대방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해도 잘해야 80% 정도 뜻을 전달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80% 정도 이해한다. 이런 이유로 일반적인 대화에서 64% 정도 소통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부부싸움도 쉽게 일어난다. 배경 지식과 이해 관계가 다르고 대화 중에 각종 잡음이 끼어들기 때문이다.

따지고보면, 연금 구조 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기초연금의 세부 설계도를 당장 완성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올해 국민연금 3차 재정계산 일정과 맞물려 보험료, 연금 소득대체율 등 많은 부분에 대한 논의와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사회보험 형태인 국민연금을 공적부조 성격으로 바꾸는 기초연금에도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기초연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노령 빈곤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더욱 높아져야 하고 향후 안정적인 재정 확보에 대한 믿음을 줘야 한다. 인수위 일정에 맞춰 성급하게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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