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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로호> 연구원들이 절대 금기시하는 음식은?
종교의 힘에 기대는 경우도

미역국은 식사메뉴서 ‘금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발사를 위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은 대부분 적어도 한두 개 정도의 징크스를 갖고 있다. 스스로 설정했던 사소한 룰이나 터부를 깼다가 혹시라도 나로호 발사가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연구원 중 상당수는 얼굴이 까칠하고 덥수룩하다. 나로호 발사 성공을 위해 수염을 깎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상엽 항우연 발사체추진제어팀장은 “지난 6일 나로우주센터에 내려와 수염은 물론 손톱, 발톱까지 한 번도 깎지 않았다”며 “센터에 내려와서 한 번도 속옷을 안 갈아 입은 연구원도 몇 명 있다”며 웃었다.

종교의 힘에 기대는 경우도 있다. 잇단 실패와 연기로 공황장애까지 앓고 있는 조광래 항우연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의 부인이 백일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은 항우연 안팎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가톨릭 신자인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실장도 수시로 묵주를 손에서 돌리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박 실장은 “이거(묵주)라도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며 “묵주를 쥐고 있으면 마음도 안정되고, 발사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원은 신발 신는 순서와 식사도 평소 하던 대로 하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오른발에서 왼발 순서로 신발을 신고, 계단을 딛을 때도 오른발부터 딛는 등 신경쓰는 연구원도 있다”며 “배가 부른데도 날마다 야식으로 라면을 먹는 징크스를 가진 연구원도 있다”고 전했다.

항우연도 이 같이 징크스를 쌓아가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연구원들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애쓰고 있다. 발사 시간이 계속 오후로 설정된 것도 연구원들이 밤을 새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또 미역국 같은 음식은 가능하면 나로우주센터 내 구내식당 메뉴에서 제외시켜 연구원들의 터부를 존중하고 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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