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급속히 절상되고 있는 가운데 엔화가치가 빠르게 절하되고 있어 한국의 수출과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지만, 수입가격 하락에 따른 물가하락과 내수 진작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수출과 내수의 균형발전 모색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신환율전쟁: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조치로 촉발된 신환율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했다.

우선 한경연은 주요 선진국들의 양적 완화 조치로 인해 막대한 유동성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어 한국의 통화가치 절상률이 2012년 대비 8.3%에 달해 주변국들에 비해 매우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단기적으로 원화가치 평가 절상 속도 조절을 위해 현재 적용 중인 외환거래 3종 세트(선물환포지션 한도ㆍ외국인 채권투자 과세ㆍ외환건전성부담금 부과) 외에 추가적으로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도입해야 하며, 급격한 자본유출에 대비해 통화스왑 규모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와 같은 세계 경제 불황기에 보호주의가 확산돼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 경기가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보호주의에 대한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지속적인 혁신을 바탕으로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연은 원고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원고 현상을 내수 확대를 위한 기회로 활용해 수출과 내수의 균형 발전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현상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통화가치 절상으로 인한 원화표시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 물가 하락으로 연계돼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과거 원고 시기에도 물가 하락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원고시대를 내수 확충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독과점적 수입 유통구조에 경쟁요소를 도입해 국산 동종 상품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입 유통 마진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으며, 아울러 조세제도 개혁과 경쟁정책의 유효한 집행 등이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