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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도나도…대선만큼 치열한 체육계 대권경쟁
대중 노출·단기간 가시적 성과…
축구·야구·농구·배구 4대 스포츠
국회의원들 잇단 체육단체장 도전

SK 최태원 회장 핸드볼 연임 유력
재계 비인기종목 적극 지원하기도



24일 대한핸드볼협회장 선거를 시작으로 체육계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다.

다음달 22일 체육계 대권인 대한체육회장 선거까지 대한체육회 산하 55개 정가맹단체 회장 선거가 하루가 멀다하고 열린다. 4년 임기의 산하 단체장은 이번 대한체육회장을 뽑는 대의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선거전은 정치인의 참여로 한층 열기가 뜨거워졌다. 축구ㆍ야구ㆍ농구ㆍ배구 등 4대 스포츠 모두 국회의원이 도전한다. 

그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건 단연 한해 예산이 대한체육회와 맞먹는 1000억원에 달하는 축구협회장이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중등연맹 회장에 이어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친박(친박근혜)계’으로 알려진 윤 의원은 당초 대의원 추천을 받기 어려워 등록을 못할 것으로 보였지만 활발한 물밑 접촉 끝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야구협회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한 강승규 현 회장과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이 나란히 출마했다. 이 의원은 국회부의장이다.

농구협회는 현 회장인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이 고심 끝에 연임 도전에 나섰고 새누리당 의원인 한선교 KBL총재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배구협회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고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인 신장용 중고배구연맹 회장이 맞선다.

한편 신계륜 민주통합당 의원은 배드민턴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했고 컬링연맹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체육계 선거에 정치인이 얼굴을 내미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엔 양상이 다소 달라졌다. 과거 체육이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ㆍ육성되던 시절엔 실세 정치인의 힘을 빌어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고 경기장 확충 등 숙원사업을 해결하려는 체육계의 필요가 크게 작용했다. 해당 종목과의 인연이나 열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정치인은 호혜를 베풀 듯 체육계에 무혈입성했다.

반면 최근엔 각 단체의 재무구조가 투명해지고 예산 분배에도 공정성이 중요해지면서 오히려 정치인의 선거 참여가 정치적 중립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선 체육인들 역시 현장을 모르고 열정도 없는 정치인에 큰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 다만 기존 집행부와 마찰을 빚어온 측이 새얼굴로 유력 정치인을 내세워 판세를 뒤집으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추대는 이어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자연스레 대중에 노출될 수 있고 단기간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체육단체장에 욕심을 내고 있다. 점차 엘리트 체육에서 벗어나 생활 체육이 강조되면서 체육계도 여러 분야와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인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비인기 종목의 경우 통 큰 투자를 약속한 재계 유력 인사를 택하기도 한다. 최태원 SK회장이 단독 출마해 연임이 확실한 핸드볼협회장이 대표적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협회장을 맡기 전부터 핸드볼큰잔치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최 회장은 이후 전용 경기장을 건립하고 새 여자 핸드볼 팀을 창단하는 등 핸드볼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핸드볼이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면서 SK그룹 역시 적잖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또 아이스하키협회장에 도전하는 ‘범 현대가’의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1994년부터 만도위니아 아이스하키단(현 안양 한라)을 운영하기도 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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