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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사심 버리고 주위 사람이 잘되게” …癌도 이긴 고영립<화승그룹 회장>의 ‘기업가 정신’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특별한 정답이 없다. 기업 내부에서 그 답을 찾고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자가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불굴의 경영자’는 위기 극복의 열쇠를 사람의 마음에서 찾는다. 사람이 모여 만든 ‘기업’의 최고 자산은 결국 사람이라는 의미다.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18일 열린 전경련 국제경영원(IMI) 조찬경연에서 고영립 화승그룹 회장은 자신을 이끈 기업가정신을 이렇게 요약했다.

고 회장은 재계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적 인물이다. 1976년 공채 1기로 화승기업에 입사해 30년 만에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그룹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부도와 IMF 위기 등으로 회사가 고사 위기에 처할 때마다 재건의 역할을 도맡았고, 최고경영자로서 화승그룹을 연매출 4조3000억원의 재계 22위 그룹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고 회장을 더욱 주목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살아온 과정에 있다. 


그에겐 많은 별명이 있다. 잠도 안 자고 일한다고 생긴 ‘올빼미’부터 위기에 처한 기업의 불을 끈다고 ‘소방차’ ‘해결사’라고 불리기도 했다. 많은 별칭 중에 고 회장이 스스로 웃으며 소개하는 별명은 ‘암스트롱’이다. 암을 여러 차례 이기고 살아난, ‘암에 강한(strong)’ 사람이라는 의미다. 그는 피부암, 위암 등 3번의 암을 이겨냈다. 공교롭게도 3번 모두 회사가 위기에 처했던 때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2004년. IMF 충격으로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던 화승과 화승상사가 부도를 맞고, 이를 회생시키기 위해 정신없이 일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그는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긍정과 불굴의 의지로 이를 이겨냈다. 뼛속까지 기업가인 그의 배수진은 ‘어차피 회사가 죽으면 나도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런 일념으로 일에 매진했고, 결국 회사도 정상화되고 병마도 이겨냈다.

특히 그 과정에서 그는 ‘마음의 힘’을 깨닫는다. 노부모를 모시고 살던 아파트를 과감히 내놓고,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능력이 비슷하면 오히려 자신과 친한 사람을 내보내는 사장의 모습은 직원들을 변화시켰다. “회사를 위해서라면 나보다는 저 사람이 남아야 한다”고 울면서 회사를 떠나줬던 직원들, 사람들은 아직도 고 회장을 잊지 않고 찾는다.

그에게 기업가정신은 ‘본업 외에는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주위 사람이 잘되도록 도우면서 큰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마음을 바로 써야 하며 올바른 행동과 인격을 갖추는 것’이다. 경제민주화의 외풍에 움츠러들고 있는 재계에서 한 번쯤은 되새겨볼 만한 얘기다.

기업과 경영자는 서로 닮는다. 시련에 굴하지 않고 전진해온 경영자를 닮듯, 화승그룹도 ‘2020년 매출 20조원’을 목표로 새로운 비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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