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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리 명품조연이라지만…2~3편 겹치기출연 ‘너무합니다’
한진희·송옥숙 등 50·60대 연기파배우
종편 출범후 동시 출연 횟수 더 늘어

시청자 드라마 혼선·몰입도 방해 비판속
이미지 재탕·삼탕…연기자에게도 ‘毒’ 지적



한진희, 송옥숙, 차화연의 공통점은? 50ㆍ60대의 관록 있는 연기파 배우, 시청자에게 선호도가 높고 이미지도 좋은 배우. 이런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방송3사를 넘나들며 일주일에 한꺼번에 세 가정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로 변신하고 있는 배우란 점에서도 같다. 즉 ‘겹치기 출연’ 배우다.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출범 뒤 잦아진 배우의 겹치기 출연 현상이 종편의 드라마 제작 투자 축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동시 2편 출연 수준에서 3편까지 늘었다.

한진희(64)는 현재 MBC ‘보고싶다’와 SBS ‘청담동앨리스’에서 모두 ‘회장님’ 타이틀로 얼굴을 비치고 있다. ‘보고싶다’에선 주인공 한정우(박유천 분)의 아버지 한태준 역으로, 거액의 유산을 노리고 이복동생(유승호 분)을 살해하려다 불구로 만든, 탐욕스럽고 잔인한 인물을 연기 중이다. ‘청담동앨리스’에서 맡고 있는 유통 재벌 오너 차일남 역시 비정한 회장님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일삼는 아들(박시후 분)과 부자의 연을 끊었다. 그런가하면 MBC 일일드라마 ‘오자룡이 간다’에선 오자룡(이장우 분)의 아버지로서 직장에서 조기은퇴 당한 평범한 중년 남성을 연기하고 있다.

송옥숙(53)도 ‘보고싶다’, KBS2 ‘내딸 서영이’, SBS ‘너라서 좋아’ 등 3편에서 각기 색깔 다른 어머니로 출연 중이다. ‘보고싶다’에선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자살한 남편과 성폭행당한 딸을 둔 불운한 엄마로서, ‘내 딸 서영이’에선 남편의 전처 아들을 키우고 아끼는 딸을 가난한 의사에게 시집보내는 엄마로서 애끓는 모성을 풀어내고 있다. ‘너라서 좋아’에선 독선적인 유통회사 회장님 마주희로 악역을 소화하고 있다.


차화연(53)은 최근 신작 드라마 2편에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둘 다 백 씨 성이다. MBC 새 일일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선 세련되고 기품 있는 식품기업 안주인 백설주 역이며, 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에선 백학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화려하고 사치스런 백지미 역이다. 차화연은 지난주까지 ‘보고싶다’에선 해리(유승호 분)의 어머니로 등장했다.

중견 배우의 겹 출연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비슷한 이미지를 재탕 삼탕 활용함으로써 시청자에게 혼선을 주고 극에 몰입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연기자 입장에선 동시다발적으로 연기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도 되지만, 쪽대본 관행 속에서 충분히 대본을 숙지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점 등은 ‘독’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는 늘었지만 배역에 적합하고 인지도가 높으면서 연기도 잘하는 중년 배우는 부족한 편”이라며 “요즘엔 주연뿐 아니라 조연도 비중이 커지고 각광받는 시대여서 더욱 두드러져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옥숙 측은 “다른 시각으로 보면 여러 모습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인정받는 의미도 있다”며 “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본인의 피로도가 쌓이고 연기력에 대한 판단 없이 비판 여론도 있어서 차기작은 신중하게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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