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사상 초유의 4파전으로 치러진다.

회장 출마 의지를 드러내왔던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4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정 회장은 지난 9일 가장 먼저 후보자 등록을 끝낸 김석한(59) 전 중등연맹 회장에 이어 기호 2번을 배정받았다. 이어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과 윤상현(51)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 등록을 완료하며 각각 기호 3, 4번을 받았다. 안종복(57) 남북체육교류협회 회장은 후보 등록에 필요한 대의원 3명을 확보하지 못해 13일 출마를 포기했다.

역대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경선을 치른 선거는 이번을 포함해 총 4차례다. 그러나 앞선 3차례(1978년ㆍ1997년ㆍ2009년)는 모두 두 후보 간 맞대결이었다. 역대 최다인 4명의 후보가 참가한 가운데 이번 선거는 대혼전을 예고하고 있다.

초판 판세는 정몽규 후보와 허승표 후보의 양강 구도다.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정 후보는 현대가(家)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있다. 서울신탁은행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지난 1980년부터 12년간 축구협회에 몸담았던 허 후보는 축구계에서 쌓아온 오랜 경력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김석한 후보와 윤상현 후보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후보 등록을 하려면 대의원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는 두 후보가 나름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추천이 실제 투표로 이어지면 그 자체로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두 후보가 끝까지 선거 레이스를 완주할 것인지, 아니면 적당한 시점에 출마를 철회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는 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의원 투표로 진행된다. 투표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원칙으로 한다. 각 후보가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은 2주다. 대의원의 수는 전국 16개 시ㆍ도 축구협회장과 축 구협회 산하 8개 연맹 회장 등 총 24명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결선투표를 한다. 만약 결선투표에서 12대12의 동수가 나오면 축구협회 회장선거 관리규정에 따라서 연장자가 회장으로 당선된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