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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조 국민행복기금 실효성 있나…도덕적 해이·형평성 식지않는 논란
매입 채권 부실화땐 재원 문제도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박근혜 당선인이 제시한 18조원 가량의 국민행복기금이 출범 전부터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취지와 달리 채무자들의 빚 상환의욕만 저하시키는 ‘국민해이기금’이 될 것이란 우려가 핵심이다.

박 당선인의 대선공약인 국민행복기금은 18조원을 조성해 재활의지가 있는 채무자를 대상으로 채무를 감면해 주거나, 고금리 단기대출 부담이 큰 다중채무자에게 저금리 장기상환 대출 전환에 쓴다는 가계부채 해결 계획이다. 박 당선인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취임 직후인 올 상반기에 기금이 조성, 출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제전문가와 다수의 금융권 관계자들은 “운영 부실화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성실채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데다 채권 부실 가능성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문제는 기금 출범 전 반드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칫 기금이 당사자에 대한 고통분담 없이 무조건적인 채무 탕감으로만 흐를 경우 채무자의 빚 상환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지원의) 규모가 크게 되면 더 많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만큼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크다”며 “(도덕적 해이 등) 경제 주체들이 가지는 행동변화를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비용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빚을 성실하게 갚고 있는 채무자나 빚이 없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채무불이행자의 채무를 정부가 탕감해 주는 것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도덕적 해이를 피해가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금 조성을 위해 캠코(자산관리공사)가 발행한 채권을 정부가 매입했는데, 이 채권이 부실화 될 경우에 추가로 재정투입을 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크다.

박 당선인은 “금융회사도 손실을 분담하게 하고 선제적 대응으로 대출의 완전 부실화를 막겠다”는 입장이지만, ‘선제적 대응’의 내용과 18조원의 구체적인 사용 계획과 방법 등에 대한 로드맵은 아직 제시되지 않고 있다.

현 소장은 “기금의 실효성은 출범했을 때 실제 규모를 보면서 다시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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