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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쌔신’ 최재림이 전하는 ‘뮤지컬 배우의 자질’

음악감독박칼린 교수의 애제자이자 KBS2 남자의 자격 ‘남자, 그리고 하모니’에서 날카로운 눈매의 심사위원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뮤지컬 배우 최재림은 현재 어쌔신 작품에 출연하며 그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맞이하고 있다. 곧 다가오는 3월부터는 다시kac한국예술원 방송연예과에서 뮤지컬과정을 맡아 후학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 1월 6일 어쌔신 공연을 마치고 무대 위에서 내려온 뮤지컬 배우 최재림을 만나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자질’에 대해 들어봤다.


- 오늘 공연 잘 보았다. 뮤지컬 어쌔신은 어떤 작품인가
뮤지컬 ‘어쌔신’은 1800년~1900년대까지 미국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했던 인물들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로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강한 캐릭터, 음악적 예술성까지 가미된 세계적인 작곡가 스티븐손드하임의 명작 중에 하나다. 현재 극 중 나레이터 역할인 ‘노래를 부르는 사람’ 발라디어와오스왈드 이렇게 1인 2역을 맡고 있다. 나레이터 역할을 처음 해보았는데 극 속에 포함되지 않고 제 3자의 입장에서 극의 흐름을 설명하고 재미를 불어넣는 역할이라 즐겁게 임하고 있다.


- 원래 성악전공인 것으로 아는데 어떤 계기로 뮤지컬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고등학교 다닐 때 까지는 성악을 전공했었는데 그 때는 어린마음에 클래식은 딱딱하고 수백 년 전의 음악을 되풀이 하는 듯 지루함이 느껴졌다. 대학에 들어와 공부하면서도 클래식은 마치 내가 갇힌 작은 상자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래서 좀 더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는 공연 장르를 찾고 싶었다. 마침 군 생활 중 군대 후임 중 한명이 뮤지컬 배우 출신이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내가 찾던 것이 뮤지컬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제대 후 학교에서 우연히 창작 뮤지컬공연을 하게 되었고 그 계기로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어졌다. 이후 뮤지컬 스튜디오에 배우 과정 수업을 받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진행 중이던 뮤지컬 오디션에 참여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데뷔작인 렌트에 합격해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었다.

 


- 많은 노력이 있었겠지만 다른 이에 비해 뮤지컬 배우가 되기까지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학벌이나 외모, 스펙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졸업을 앞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뮤지컬 전공은 다른 직업에 비해 스펙이나네임벨류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론 명문대학교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좋은 학교가 좋은 데는 다 이유가 있으니까. 하지만 배우로서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과 자신감이다. 본인이 배우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배우가 되고 싶다면 출신 대학의 네임벨류를 키우는 것에 치중하지 말고 본인의 실력을 키우는데 더 힘써야 한다.


- 바쁜 공연 일정에도 불구하고 학기 중에는 후학양성을 위해kac한국예술원 방송연예과에서 뮤지컬과정 교수직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업은 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전문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꼭 갖춰야할 노래, 춤, 연기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실습수업을 위주로 한다. 단체수업이나 이론수업도 있지만 가장 큰 강점은 1:1 보컬 트레이닝이다. 따로 외부 레슨을 받을 필요 없이 커리큘럼 자체가 실기 위주의 수업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만 잘 소화해낸다면 졸업 후 배우로서 부끄럽지 않을 실력을 쌓을 수 있다.


- 뮤지컬 배우 최재림의 교육관을 듣고 싶다.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님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잘 가르치는 교수님이 되고 싶다. 하지만 무조건 기술적으로 잘 가르치기 보다는 학생 한명한명이 좋은 인격을 가지고 어디 가서도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으로 길러내고 싶다. 한국예술원에는 잠재력을 가진 학생들이 많다. 이 학생들이 잘 자라서 탑 뮤지컬 배우가 되는 것도 어서 보고 싶다.


- 뮤지컬 배우이자 한 학교의 교수 입장에서 뮤지컬 배우의 가장 좋은 조건과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또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은 무엇인가
뮤지컬 배우로서 가장 좋은 조건과 자질은 타고난 재능과 꾸준한 노력이다. 그리고 좋은 뮤지컬 배우란 주연을 하는 배우가 아니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을 잘 소화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뮤지컬 배우는 주연과 조연, 그리고 앙상블 배우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주인공이 잘 어울리는 사람, 조연이 잘 어울리는 사람, 그리고 앙상블이 잘 어울리는 사람 모두 타고난 재능이 다르다. 주연이라고 좋은 배우고 앙상블 배우라고 좋은 배우가 아닌 것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좋은 뮤지컬 배우란 자신이 어떤 역할에 어울리는지 알고 그 부분을 충분히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이런 학생들은 진짜 제자로 키우고 싶었다’ 혹은 ‘이런 학생들은 진짜 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등 실질적인 조언 한마디 한다면
적극적이고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도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채울 수 있고,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재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사람이 정말 똑똑한 사람이라고 본다. 그리고 아픈 이야기지만 누구나 배우가 될 수는 없다. 배우라는 일을 동경하고 연기를 하는 것이 행복해서 배우의 꿈을 꾸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잘 하기 어렵고 행복했던 경험만 가지고 업으로 삼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만약 뮤지컬 배우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는 판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배우로서의 자질이 부족해 배우가 되지 못 하더라도 공연이 정말 좋다면 연출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분장이나 기획, 의상 쪽으로 진로를 변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배우가 아니면 난 없다라는 극단적인 생각으로 방황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더 잘 살릴 수 있는 영역을 개척하고 모색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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