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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불륜·성전환·동성애…삶의 한계가 되어버린 경계를 묻다
연극 ‘사라지다’ 오는 20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밀면 선 밖을 넘어가 버릴 것 같다. 그럼에도 그 선을 넘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매달리고 버티려는 것이 경계를 두려워하는 대다수 사람의 모습일 듯하다.

연극 ‘사라지다’는 경계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혼, 불륜, 성전환, 동성애, 유산, 죽음 등 선을 넘었거나 그 경계에서 고통과 아픔을 겪어야 했던 사람들의 수다 혹은 내면의 이야기다.

연극 ‘사라지다’엔 서른 중반에 선 여성들이 경계에 대해 논한다. 꺼내기엔 어둡고 낯설었던 말들을 입 밖으로 꺼내며 각자가 지녀야 했던 경계 밖의 삶과 아픔들을 토해낸다. 그리고 그 마지막 경계는 삶과 죽음이다.

작품을 쓰고 직접 연출까지 맡은 이해성 연출은 “우리는 경계가 없는 상태를 인식하는 데 서툴고 성전환, 불구, 동성애, 영혼, 정신병, 이혼, 해체, 전위 등 이런 단어들에 본능적으로 놀라고 두려워해 거부하는 순간, 경계는 한계가 된다”며 “사실은 이 모든 것의 경계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극은 윤주와 친구 동지, 청명, 신정, 상강, 윤주의 이모 트랜스젠더 말복, 모두 여성들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이해성 연출은 그들을 통해 경계와 한계를 발견하고 이성보다는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자 했다.

2008년 ‘고래’에서 잠수정을 이용한 무장공비 침투 사건을 다루며 9명의 남자 배우로 극을 이끌어간 이 연출은 이번엔 여자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트랜스젠더 말복을 연기한 박용수 배우는 연기 인생 35년 만에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남산예술센터의 2012년 시즌 마지막 작품 ‘사라지다’는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오는 20일까지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사진제공=남산예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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