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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벽두부터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이유를 알아보니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새해벽두부터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주택 취득세율이 사실상 배로 올랐기 때문이다.부동산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이 부활되지 않을 경우 가격이 추가 하락하고 심리가 악화해 침체가 더욱 길어질 공산이 크다며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취득세율 원상복귀…매수심리 ‘꽁꽁’=국회에서 주택 취득세 감면 혜택 연장이 불발되자 정부는 1일 주택 취득세율을 원상회복하는 내용의 ‘지방세특례제한법개정안’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9억원 이하 주택은 취득세율이 1%에서 2%로, 9억~12억원은 2%에서 4%, 12억원 초과는 3%에서 4%로 각각 높아졌다. 예를 들어 작년말에는 시세 5억원짜리 아파트를 살 때 취득세로 500만원을 냈지만 이제는 1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시세 12억원 아파트의 경우에도 취득세율이 2400만원에서 4800만원으로 배로 오른다.

부동산업계는 당선인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는 새누리당과 당선인 측에 항의전화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개업자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 관심을 보였던 투자자들의 문의가 뚝 끊겼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금보다 5~10% 더 떨어져 저점을낮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송파 잠실 박준공인 사장은 “잠실 5단지 전체 거래량이 11월 7~8건에서 12월에 16건으로 늘어나는 등 연말만 해도 분위기가 괜찮았다. 취득세 감면 혜택과 박근혜 당선인의 연장 공약에 거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라며 “세 감면 혜택이 무산돼 9억~12억원짜리 주택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락시영 P공인 사장은 “연말에 사실 감면 혜택이 종료될 것으로 생각하고 미리성사된 거래가 많았다”면서 “1~2월에는 거래가 안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 주택들도 마찬가지이다. 광진구 S공인 중개사 사장은 “주택들도 5000만원 이상 떨어진 급매물이나 소형 주택만 매매가 이뤄졌는데 그나마도 더 거래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부동산시장, 거래공백…회복 쉽지 않아”=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나 실수요자들이 취득세 감면 대책이 다시 나올 때까지 매수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주택 매매시장은 새해 초, 새 정권 집권 초기부터 거래 공백으로 인한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나마 작년 말 종료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이 올해 말까지 1년연장된 것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현재 주택시장 한파가 매수 심리가 꺾인 데서 비롯된 만큼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등 악재가 투자심리를 누르고 있기 때문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시장 방향을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취득세 감면 혜택을 연장 시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수요자들도 매수 시기를 늦춰 시장에선 당분간 거래가 실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소장은 “그동안 새 정부 정책이 어떻게 나올까에 대한 궁금증으로 관망심리가 짙었는데 취득세 감면 종료로 심리가 오히려 후퇴해 당분간 주택거래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통상 겨울방학 이사수요가 있는 2월 설 전에 거래가 이뤄지는데 사려는 사람이 의사 결정을 미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이사철 성수기에도 거래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대책 부활이 빠른 시기에 이뤄줘야 주택 매매 심리도 살아나고 부동산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 팀장은 “당분간 매수자 우위시장이 돼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진 터라 1분기 중에 취득세 감면 대책을 부활하지 않으면 심리 악화, 거래 실종, 가격 하락, 회복 지연 등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부동산 등 정책 방향성이 확립될 때까지 부동산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연내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급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취득세 감면 대책이 재개되더라도 중도에 끊겼다가 다시 부활하는 것이라 시장에 혼란을 주고 신뢰감도 사라질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올해 내내 거래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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