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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2012> 박태환 실격 번복…신아람 ‘멈춰버린 1초’…
스포츠계 웃고 울린 잊지 못할 ‘해프닝’
런던올림픽 수영 박태환 판정 번복
경기력 저하로 쑨양에 금메달 내줘
신아람도 ‘희대의 오심’으로 銀 눈물
김기태 감독 경기포기사건 파문
한국어 못하는 에닝요, 귀화 무산도



스포츠에는 짜릿한 승리, 아름다운 패배, 압도적인 승리, 비참한 패배만 있는건 아니다. 코미디같은 승리도 있고, 어처구니없는 패배도 있다. 승부조작이 아니라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알 수가 없는 것이 스포츠. 팬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해프닝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2012년에도 많은 ‘예측불허의 해프닝’이 벌어졌다.

가장 먼저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 당시 박태환의 실격 및 번복 해프닝을 꼽을 수 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던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조 1위로 골인했다. 전체 28명 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 그러나 당시 심판진은 부정출발을 했다며 박태환을 실격처리했다. 출발 직전 어깨를 움직였다는 것이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박태환은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한국측은 항의를 했고, 국제수영연맹(FINA)은 잘못된 판정이라며 실격선언을 번복했다. FINA가 한번 내린 판정을 번복한 것이 25년만에 처음이었을 만큼 자신들의 오심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극도의 긴장과 초조함 속에 기다려야했던 박태환은 결승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쑨양에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어처구니없는 판정이 메달 색깔을 바꿨다.

박태환 못지않게 억울했던 것이 펜싱 신아람의 1초사건이다.

신아람은 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준결승에서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과 5-5로 맞선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경기 종료 1초를 남겨두고 세 차례 공격을 막아냈다. 1초가 흘러갔다면 신아람의 승리. 그러나 시계는 그대로 ‘1초’에 머물렀고 신아람은 4번째 공격을 허용해 지고 말았다. 대표팀 코치진과 대한체육회(KOC)까지 나서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신아람은 한 시간 넘게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펜싱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격려했고 올림픽 취재한 대다수 외국 언론도 ‘멈춘 1초’를 희대의 오심으로 규정했다. 국제펜싱연맹(FIE)은 이후 특별상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신아름은 이를 거절했다. 펜싱 종주국인 유럽의 텃세라는 지적도 나왔다. 신아람은 이어진 3~4위전에서도 아쉽게 고개를 떨어뜨렸으나 에페 단체전에서는 마침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아쉬움을 다소 털어냈다.
 
박태환

700만관중을 돌파한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 프로야구에서는 LG 김기태 감독의 경기포기 사건이 파문을 일으켰다.

9월12일 잠실 LG-SK전에서 김기태 감독은 0-3으로 뒤지던 9회 말 2사 2루에서 이만수 SK 감독이 마무리 정우람을 기용하자 강타자 박용택(33) 대신 신인투수 신동훈(19)을 타석에 세웠다. 대기타석에 있던 정의윤도 불러들였다. 신동훈은 타격할 의사없이 멀뚱히 공 4개를 지켜본 뒤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그것으로 경기는 끝났다. 김 감독은 SK가 투수교체를 하는 과정이 LG를 농락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코치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경기포기라는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이로 인해 김 감독의 울분은 알려지게 됐는지 몰라도, 한점이라도 만회하기를 기다리던 열성 LG팬은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꿈많은 프로새내기 신동훈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듣도보도 못한 초유의 경기포기해프닝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후 김 감독은 KBO로부터 500만원의 벌금을 맞았지만, 팬들의 마음과 야구판에 상처를 남긴 가해자라는 오명은 씻지 못하게 됐다.

지난 5월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대한축구협회의 전북 에닝요 귀화추진도 코미디에 가깝다.

축구협회는 “최강희 대표팀 감독의 요청에 따라 5년간 K리그에서 활약한 브라질 출신 전북 미드필더 에닝요를 귀화시켜 대표팀에 뽑겠다”고 밝혔으나, 곧바로 대한체육회가 불허방침으로 대응했다. 에닝요는 오랜 한국생활에도 한국말을 거의 하지 못하는데다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과거 다른 귀화용병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축구협회가 전임 조광래 감독 경질과정에서도 투명하지 못한 모습을 보인데다, 에닝요의 귀화추진 역시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전무한 상황에서 독단적으로 추진하다 제동이 걸린 해프닝이었다.

이밖에 암을 이겨낸 사이클 영웅으로 추앙받던 랜스 암스트롱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사이클계에서 영구추방된 것, 상반기 미국 골프계의 화제가 됐던 슬로플레이도 관심을 모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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