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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우대표가 쓴 ‘나와 백남준’> "한국문화계,백남준에게 빚진게 많다"
백남준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 반복되었다. 나도 두 권의 책을 썼지만 이영철, 김홍희 씨와 같은 전문학자들의 저술도 괄목할 만하다. 그리고 백남준에 대한 아마추어리즘도 너무 많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백남준은 엄청난 인물이다. 전형적인 상상가이며, 구체성에 대한 깊이도 대단하다. 그의 작품은 현란하기만 하고 추상적인 것 같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구체적 스토리텔링을 담고 있다. 백남준은 간단하게 언급하고 넘어갈 인물이 전혀 아니다.

내가 1992년 대전엑스포에서 아트 프로젝트를 할 당시의 일이다.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이자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 운동의 창시자인 아킬레 보니토 올리바를 연사로 초청하자 백 선생은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을 만들자”고 제안하였다. 


이탈이아 이민자의 30%가 살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중국 등 6개국이 이미 베니스비엔날레의 국가관 장소인 자르디니(공원) 안에 자국관을 꿈꾸고 신청해놓고 있었는데 한국이 될 공산은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

그러나 나와 백 선생은 보니토 올리바를 설득하기 시작했고, 그가 다리를 놓아준 인간관계를 활용해 베니스를 수없이 들락거렸다. 중간에 건축가 김석철 선생이 가담했고, 실무적인 일은 김석철 선생이 도맡아 진행했다.

그러므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백남준과 이용우가 시작해 김석철이 최고의 공을 세운 3인의 합작품이다.

삼성이 후원하고 문화부가 나서고 하는 이야기들은 사실 나중의 일이다. 나는 내 책에서 베니스비엔날레 설립에 관한 또 다른 영웅들이 나타나기 전에 이 문제를 이미 언급해놓았다.

글=이용우/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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