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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전격 부회장 승진 왜?....경영 보폭 넓어질 듯
[헤럴드경제 =김영상ㆍ홍승완 기자] 예상보다 조금 빨랐다. 올해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다. 사장으로 승진한지 불과 2년만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년부터는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보폭은 분명히 더 넓어질 전망이다.

▶ 삼성전자 최고경영자 이재용 시대 개막 = 그룹 내외부에서 이번 이 부회장의 승진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맡고 있던 최고운영책임자(COO)란 자리가 삼성전자의 거의 모든 부분을 살피고 관리할 수 있는 자리인 만큼 이 부회장이 무리하게 ‘부회장’ 직함을 달 필요가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기록적인 글로벌 불황과 대선을 앞두고 전개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의 논의 속에 자칫 이부회장이 조금이라도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이건희 회장에게 아직은 더 배우고 더 뛰겠다고 부회장직을 고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선택은 좀 달랐다. 지난 몇년간 삼성이 기록적인 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조력자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은 글로벌 경영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경영자로서 경쟁사와의 경쟁과 협력관계 조정, 고객사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을 통해 스마트폰·TV·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이 글로벌 1위를 공고히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승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승진으로 이부회장의 경영폭은 넓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이부회장이) COO로써 대표이사를 보좌하며 경영전반을 챙겨왔다면 앞으로는 최고경영진의 위치에서 삼성전자의 사업전반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상등을 겸임해온 만큼 이 부회장은 세트사업을 챙기면서 삼성전자의 사실상의 CEO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을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로 해석하기에는 다소 이른 것으로 보인다. 승진은 했지만 여전히 그룹 전체로 보면 이건희 회장이나 최지성 실장등이 건재한 상황이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등록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진게 없다”면서 “이건희 회장이 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연 100일 이상 출장을 다닐 정도로 인선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번 인사를 경영권 승계와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 핵심브레인들 위상 강화 =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을 제외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의 부회장 승진이다. 지난해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후 1년만에 부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박 부회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이건희 회장이 가장 아끼는 인물중의 한 사람이다. 경영안목이 탁월하고 추진력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삼성생명이 최근 실시하고 있는 경영진단 역시 “손보기 위한 경영진단이 아닌 박 사장을 돕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경영진단”이다라는게 그룹 내외부의 관측이다.

삼성의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1팀장에서 삼성전자 세트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의 보직 변동한 이상훈 사장의 인사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와 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경험을 쌓은 재무ㆍ관리통이다. 이재용 부회장과도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장의 보직이동으로 삼성전자 세트 사업의 전략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재용 사장의 활동 확대를 충실히 지원하는 구도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실 인사들의 승진도 눈에 띈다. 임대기 부사장과 이인용 부사장이 각각 제일기획 대표이사 사장,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법정 싸움을 벌이는 등 치열한 환경속에서도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제일기획으로 옮기게될 임 사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서현 제일기획ㆍ제일모직 부사장과 손발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부사장은 당초 사장 승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승진이 이뤄지지 않았다.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이 제일모직 패션부문장 대표이사로 옮겨가는 만큼 임 사장과 윤사장의 이서현 부사장 지원사격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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