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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팔’ 앞에서 고개숙인 ‘비아그라’
특허만료 영향…복제 발기부전치료제 인기
9월 점유율 29% 수직상승
화이자 “시장판도 뒤집히나” 초긴장
국내 중소제약사 필름형 복제약 매입
비아그라 상표 붙여 점유율 방어 나서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화이자의 오리지널약 ‘비아그라’ 특허만료 이후 쏟아진 복제약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비아그라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는 급기야 필름형 복제약을 국내에서 공급받아 비아그라 상표를 붙여 팔기로 했다.

22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 등에 따르면, 비아그라 월간 처방액은 올 들어 1~4월까지 평균 21억3000만원이던 것이 복제약이 출시된 5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 9월에는 9억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약물(실데나필 성분)에 대한 시장점유율도 이 기간 89.3%에서 38.8%로 하락했다.

복제약이 출시 5개월 만에 오리지널약을 절반 이상 잠식한 것이다. 복제약 중 한미약품의 ‘팔팔’의 선전은 두드러진다. 팔팔은 출시 초기 점유율 5%에서 9월에는 28.6%(6억7000만원)로 늘어났다. 이 기세라면 비아그라를 제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팔팔에 이어 대웅제약 ‘누리그라’와 CJ제일제당 ‘헤라그라’가 각각 1억2000만원과 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팔팔은 출시 초기 전국 약국 동시 입점과 함께 저가전략(50㎎기준 2000원대 중반), 제형 다양화(씹어 먹는 약, 알약)로 30여종의 다른 복제약을 따돌리는 동시에 비아그라를 추격했다. 현재 팔팔 등 3종을 제외하면 나머지 복제약 30여종은 시장에서 의미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는 다른 제약사와 달리 전국적인 약국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10월에는 처방액이 7억원을 넘어설 정도”라고 전했다. 

한미약품의 팔팔(왼쪽)과 화이자의 비아그라. 한국화이자는 지난달 팔팔의 색깔과 모양이 자사 디자인을침해했다며 국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알약과 관련한 디자인 소송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질세라 화이자도 반격에 나섰다.

이 회사는 우선 비아그라 정제 디자인권을 팔팔이 침해했다며,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팔팔이 비아그라의 색깔과 모양을 그대로 베꼈다는 것이다. 한미는 이에 대해 팔팔은 육각 직선형이며, 곡선 마름모꼴인 비아그라와 엄연히 다르다고 맞섰다. 또 제품 종류를 다양화하기 서울제약의 필름형 복제약(불티스)을 공급받아 비아그라 상표로 팔기로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화이자가 국내 중소제약사의 필름형 복제약을 사서 비아그라 상표로 판매하는 것 자체가 굴욕”이라며 “복제약의 선전에 따른 타격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산 발기부전 신약 가운데서는 동아제약 ‘자이데나’가 주도하고 있다. 자이데나(유데나필 성분)의 상반기 월 평균 처방액은 16억8000만원으로 비아그라를 완전히 제쳤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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