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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벽한 ESC<첨단제동장치>위해 혹한서 한달간 테스트”
‘車부품 글로벌 전초기지’ 현대모비스 천안공장을 가다
생산라인엔 근무자는 없고
쉴새없이 로봇이 작업진행
136명 근로자 절반 시험 담당

조립때 오작동 방지위해
120개 항목 검사장비 구축
“수입車보다 기능 월등”자신감


[천안=김대연 기자] 경부고속도로에 인접한 천안 제2산업단지 소재 현대모비스 천안공장. 대지 1만3394m²(4000여평)에 건평 1만3292m² 규모의 이곳은 국내 7곳, 해외 7곳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차 12차종에 대한 첨단 제동장치(ABS, ESC)를 공급하는 전략 공장이다.

지난 20일 오후 정문에서 바라본 공장 풍경은 평온했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자 16대에 달하는 가공 장비가 연방 알루미늄 바(직육면체 모양의 알루미늄 덩어리)에 구멍을 뚫고 있었고, 완성차 자동차 조립 라인을 축소해놓은 듯한 조립 라인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ABS와 ESC는 알루미늄 바에 유압 밸브와 펌프, 모터, 그리고 컴퓨터 역할을 하는 ECU가 달린 장치로, 차량 내 센서들과 연결돼 브레이크 등을 제어한다. ABS(Anti-lock Brake System)는 급제동 시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하며,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는 ABS 기능은 물론 엔진 토크까지 제어해 위급한 상황에서 차량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센서가 1개 필요한 ABS와 달리 ESC는 3개 이상의 센서가 동원되며 밸브도 추가로 들어간다. 외관상 거의 비슷한 두 제품은 차량 조립 시 운전석 브레이크 페달 위치와 가까운 엔진룸 안쪽에 장착된다.

2개층으로 이뤄진 공장은 알루미늄 바에 밸브 구멍을 뚫는 가공, 물을 이용한 고압 세척, 그리고 조립, 브래킷(차량 장착을 위한 거치대) 장착 등의 공정을 진행한다. 1층에선 주로 가공과 세척, 그리고 2층에선 조립이 이뤄졌고, 4종의 밸브와 2종의 펌프도 생산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 천안공장은 지난 2002년 이후 생산 라인 구축과 증축, 올해 3월 또 한 번의 증설 등을 거치며 생산량을 늘려가고 있다. 혹독한 품질 테스트, 높은 자동화 설비율을 바탕으로 ABS, ESC, 4종의 밸브와 2종의 펌프를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신차에 들어갈 차세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이곳 공장의 특징은 생산 라인에 근무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생산과 공정별 검사를 모두 로봇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3~4개 소형 로봇팔이 작업을 하는 2평 남짓한 투명한 부스가 나란히 여러 개 연결된 1개의 라인에는 보통 1~3명의 관리자만 필요하다. 박용환 MEB 생산팀 부장은 “136명의 근로자의 절반 정도만 라인에 배치되고 나머지는 모두 시험ㆍ검사ㆍ측정 등을 담당한다”고 전했다.

안전과 직결된 만큼 두 제품의 품질 테스트는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설계 단계부터 자동차의 일반적인 수명보다 4배가량 오래가도록 제작된다. 공정 테스트는 100%에 이르는 모든 제품에 대해 실시되며, 조립 시 오동작을 방지하기 위해 120개 항목에 이르는 검사 장비가 구축돼 있다. 또한 내구성 시험을 포함한 15종에 이르는 각종 신뢰성 시험이 정기적으로 이뤄진다. 내구성 시험의 경우 영하 40도~영상 120도를 오르내리는 특수 공간(챔버) 안에서 무려 34일간 진행된다. 제품에 레이저로 일련번호를 집어넣어 출시 이후에도 생산 당시의 공정과 가동 상황 등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품질 측면에서 워낙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글로벌 시장에서 10여개 업체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들어가는 제품은 모비스가 직접 독자 기술로 개발, 독자 브랜드로 납품하는 만큼 업계 통상 판매가의 2~3%로 추정되는 로열티를 비롯해 물류비, 개발 기간 등을 줄이고 있다. 국내 시장은 현재 현대모비스와 만도가 양분하고 있다. 이상준 경인부품공장총괄 이사는 “프리미엄 수입차와 비교하더라도 국산 품질이 더 우수하면 우수하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며 “연비나 전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고, 단 1번만 사용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기 때문에 ESC(국내는 VDC 용어 사용)는 항상 켜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후 안전을 책임지는 에어백과 달리 ABS와 ESC는 사전에 사고를 줄이는 부품으로 약 34% 사고를 줄여주며, 특히 80% 미끄럼 사고 방지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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