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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집> 감성 담은 ‘밀크’ 복사지 1위
한국제지는 한솔, 무림과 달리 복사용지로 불황을 돌파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10월 복사용지 ‘밀크(Milk)’를 출시했다. 이후 1년 만에 복사지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국내에서 유명한 광고문구 ‘노 잼, 노 스트레스’로 한창 성가를 높이던 태국산과 함께 중국산 등을 일거에 제친 것이다. 한국제지의 복사지 점유율은 2012년 상반기 기준 45%다. 이어 태국산 23%, 중국 및 인도네시아산 22%, 기타 10% 등이다.

한국제지는 기존 복사지 브랜드 ‘하이퍼CC’에서 깨끗함, 건강함 등의 이미지를 강조한 밀크로 브랜드명을 바꾸면서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밀크의 개발 등 보수적인 경영으로 유명했던 한국제지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것은 창업주 3세 경영인 단우영 전무. 그는 B2B에 주력해온 사업 특성상 역사와 전통이 견고하게 마련인데, 이 틀을 깨기 시작했다.

단 전무는 단재완 회장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 등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후 2008년 한국제지에 입사했다. 그는 성숙기에 접어든 종이 시장에서 1등을 하려면 향후 한국제지 50여년 전통의 품질력은 기본이고 설비 투자와 더불어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대대적 브랜드 육성에 집중했다. B2B 기업이지만 ‘대중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 육성에 욕심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10년 당시 한국제지는 어려워진 안팎의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회사 전체를 상징할 만한 대표 브랜드가 절실했다. 복사지 제품 자체를 대표하면서도 향후 한국제지의 외형적 성장을 고려, 롱런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가 목마른 시점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밀크다.

한국제지는 밀크 출시 1년 만에 시장 1위를 차지했고, 복사지 상자 디자인은 독창적인 광고 캠페인으로 재해석한 것을 인정받아 국제 비즈니스 대상(IBA)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런 성공의 바탕에는 평소 “제조업체는 ‘품질’과 ‘브랜드 가치’, 이 두 가지 무형적 자산이 회사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단 전무의 지론이 한몫했다.

한국제지는 결국 모든 것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밀크는 10대에서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하는 최적의 원료와 최적의 설비로 설계했다. 단 전무는 밀크 품질의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수차례 소비자 조사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학습 프린트물을 많이 보는 여고생의 예민한 감수성에서 실마리를 얻기 위해 해성여고 1, 2, 3학년 반을 차례로 돌며 학생들의 반응을 살폈다. 학생들은 솔직하고 거침없었다. 그저 희기만 한 종이보다는 팬시 제품처럼 어떤 색상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종이 제품을 원했다. 종이 색깔이 다르면 남들과 다른 것 같고, 더 특별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든 신제품이 따뜻한 크림색으로 된 ‘밀크 베이지’, 편안하고 시원해 보이는 스카이블루 색을 가미한 ‘밀크 스카이’ 제품이다.

원호연 기자/why@herl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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