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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로 가는 車는 ‘심장’이 다르다
현대 아반떼 1800cc 탑재
기아 K5 유럽형 디젤엔진 장착

쌍용 코란도C 중국에선 가솔린
GM 말리부 유럽선 디젤 포함
르노삼성 SM5도 마카오선 디젤

각국별 선호도·규제 달라
맞춤형 수출모델로 시장 공략


‘디젤 엔진이 들어간 K5ㆍ말리부ㆍSM5, 반대로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코란도C….’

국내 시장에선 찾아볼 수 없는, 이른바 수출 전용(專用) 국산차들이 최근 늘고 있다. 브라질 시장만을 겨냥한 현대차 HB20처럼 현지 맞춤형 신차의 경우 개발 등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존 국내 양산 모델에서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을 바꿔 수출하는 사례가 많다. 당연히 나라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이 다르고,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 자동차 관련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이 크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부평 1공장에서 GM의 유럽 자회사 오펠의 소형 SUV 모카를, 부평 2공장에서 중형 SUV인 안타라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생산해 연말께 유럽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쉐보레와 또 다른 GM의 브랜드 뷰익의 소형 SUV 앙코르를 부평 1공장에서 아베오, 트랙스 등과 혼류 생산해 북미로 수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가솔린 모델만 선보이고 있는 말리부도 유럽 수출 차량에는 디젤 모델이 포함돼 있으며 준중형 크루즈도 유럽 모델에는 왜건이 들어가 있다.

지난 15일 쌍용차가 중국 장가계 양광호텔에서 론칭한 코란도C도 국내(디젤)와 달리 가솔린 엔진 적용 모델이다. 쌍용차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중국에서 현재 코란도C를 가솔린 모델로 팔고 있다. 


렉스턴 W 또한 유럽과 한국(2.0 디젤), 싱가포르를 제외한 전 지역에 2.7 디젤 및 3.2 가솔린 모델을 수출한다. 체어맨 W(국내: 3.2, 3.6, 5.0 모델)는 중국 시장에 2.8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모두 현지 시장 선호도와 배기가스 규제, 관세 등을 감안한 전략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출 차량에는 국내 엠블럼(Three Circle)과 달리 체어맨 엠블럼과 비슷한 Wing 엠블럼이 장착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기아차도 고출력 차량을 선호하는 북미와,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심한 유럽을 위해 별도의 차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먼저 현대차 북미용 아반떼는 국내(1.6 가솔린)와 달리 배기량 1800cc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수출된다. 투싼도 내수용은 2.0 디젤이지만 북미용은 2.4 가솔린 모델까지 판매된다. 최근에는 연비도 중요해졌으나 그동안 북미 소비자들은 배기량이 큰 가솔린 엔진 차량을 선호해 왔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유럽은 일단 환경 규제를 맞추는 것이 급선무이다. 유럽 시장용 i40에 1.6 가솔린 엔진이 들어가는 까닭도 굳이 배기량을 높일 필요가 없어서다. 내수용 i40는 2.0 가솔린, 1.6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기아차 역시 북미에서 포르테 2.0 가솔린, 2.4 가솔린 엔진 모델을 팔고 있다. 후속 모델인 K3가 출시되더라도 국내(1.6 가솔린)와 다른 1.8 가솔린 엔진 채택이 유력하다. 


쏘울과 스포티지도 내수용(쏘울 1.6 가솔린, 스포티지 2.0 가솔린ㆍ디젤)에는 없는 2.0 가솔린, 2.4 가솔린으로 팔리고 있다. 모닝, 프라이드 유럽형에 1.25 가솔린이 장착되고, K5에 1.7 디젤 엔진이 들어가는 것도 규제 및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한 결과이다. 국내처럼 배기량 1000cc 이하의 경차에 혜택을 주는 제도가 없는 만큼, 굳이 출력이 떨어지는 1000cc급 차를 만들 필요가 없다. 중형차급 이상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솔린 엔진보다는 디젤 엔진 모델이 유리하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지난달 1일 마카오 택시용 SM5 70대를 부산항에서 선적해 홍콩으로 보냈다. 이 차량은 우측 핸들(Right handle drive), 2.0 디젤엔진, 수동기어 등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브라질에서 플렉스 퓨얼(바이오 연료 및 가솔린) 엔진 차량이 90% 판매 비중을 차지하듯 미국, 유럽, 중국 등 국가별, 지역별로 선호하는 차량이 모두 다르다”며 “환경을 비롯한 각국의 규제도 수출용 차를 다르게 만드는 요소”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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