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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대연 기자의 시승기>‘세단+SUV’ 결합체 벤자, 상상이 가네
[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휴가 때 마다 산으로 갈까, 바다로 갈까 고민에 빠진다. 당장 중국집에 가더라도 짜장면과 짬뽕 어느 것 하나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차를 살 때도 마찬가지다. 넉넉한 실내 공간, 캠핑의 유혹을 생각하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눈에 들어오지만 승차감과 정숙성이 뛰어난 세단의 매력이 아른 거린다.

도요타가 내놓은 벤자는 이른 바 ‘짬짜면(짜장면+짬뽕)’ 이다. 풍광이 빼어난 산과 인접한 워터파크랄까. 도요타 하면 떠오르는 중형 세단 캠리와 고급 미니밴 시에나의 장점만을 따 왔다. 특히 미국 칼티 디자인 센터에서 한국인 선임 익스테리어 디자이너(Senior Exterior Designer) 이정우씨의 손길을 거친 만큼 강렬한 디자인도 경쟁력이다. 도요타 86을 최고의 디자인으로 꼽는 그는 시에나 기반 디자인에 스타일리쉬한 매력을 더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세단 보다 넓고, SUV 보다 낮은 차체가 공간 확보와 안정감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시승 구간은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이패 IC를 돌아오는 왕복 26㎞ 코스. 벤자(LIMITED 기준)에 올라타자 먼저 SUV 차량 특유의 탁 트인 (시야) 개방감이 두드러졌다. 시동을 걸었지만 엔진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렉서스의 중형세단 ES 시리즈 등에 들어가는 3500cc 급의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렉서스의 SUV인 RX에 적용되는 가변 4륜 구동도채택했다.


시승 코스는 바람이 많이 불고 곳곳이 공사중인 다소 시끄러운 구간이었지만 외부 소음이 확실하게 차단됐다. 가속 패달도 렉서스 세단 수준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지체 없이 속도를 끌어올렸다. 최대 출력은 272 마력, 최대 토크는 35.1 kgㆍm. 스티어링휠(운전대)과 브레이크는 민감하진 않았으나 차를 제어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차량이라서 도어 트림(차문) 아래쪽을 비롯한 차량 내부 곳곳에 많은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시에나에는 없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파노라마 썬루프, 스마트기, 메모리 시트 등도 기본 사양으로 들어갔다. 7.1 채널 13 스피커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등도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고, 세단과 SUV의 장점을 섞어 놓다 보니 판매도 괜찮다. 이미 월간 판매 목표(30대)를 넘어섰다. 도요타코리아측은 월간 50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에너지소비효율 5등급이 보여주듯 벤자의 연비는 아쉬운 대목이다. 공인 연비는 8.5km/ℓ(도심연비 7.5km/ℓ, 고속도로연비 10.3km/ℓ)수준이나,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하자 6km/ℓ 정도로 떨어졌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배기량 2672cc(직렬4기통 듀얼 VVT-i)의 벤자 XLE가 4700만원, 3456cc(V6 듀얼 VVT-i)의 벤자 LIMITED가 5200만원으로 책정됐다.

강렬한 스타일, 세단과 SUV를 접목한 활용도만 고려하면 선택의 고민을 줄여주는 착한 차량이지만 아쉽게도 연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그리고 도요타 차량 치고는 다소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 또 다른 고민을 하도록 만들었다.

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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