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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만의 휴식 공간도 필요하다”…서강대 ‘남자휴게실’ 논란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서강대가 ‘남성 전용 휴게실’ 논란 으로 들썩이고 있다.

오는 2014년에 신축되는 신학생회관에 학생 휴게실을 만드는 것을 두고 총학생회가 ‘여성용휴게실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일부 남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현재 서강대 캠퍼스에는 침대와 소파 등이 갖춰져 있는 여성 전용 휴게실이 두 곳 있지만 남성 전용 휴게실은 없다. 이에 대해 일부 남학생들은 “남자만의 휴식공간도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월 총학생회가 학내 대자보를 통해 ‘신학생회관에 필요한 시설들을 공모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수년 전 남여 공용휴게실 용도로 사용되다 폐실된 음악감상실을 부활시켜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제기되면서 총학생회는 공용휴게실과 여성용휴게실을 신학생회관에 설치하겠다는 계획안을 발표했고, 일부 남학생들은 “왜 남자 휴게실은 만들지 않느냐”며 항의하고 나섰다.

논란은 총학생회의 해명 글로 더 증폭됐다. 김윤영 부총학생회장이 지난 8일 서강대 내부게시판에 ‘공적 공간은 남성주의적’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일부 남학생들이 이른바 ‘지나친 여성주의’라고 비판했다. 이후 김 부총학생회장이 “남성 전용 휴게실의 필요에 대해 말씀해달라. 경청하고 반영하겠다”고 중재안을 내놨지만 남학생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센 상태다. 일부 남학생들이 내부게시판에 ‘학교가 여성부 청사냐’ 라는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여학생들과 ‘성대결’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A(22) 씨는 “남학생들도 주변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쉴 곳이 필요하다. 여성용 휴게실은 현재 두 곳이나 있는데 이젠 남성들을 위한 휴게실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학과에 재학 중인 B(25) 씨도 “남자들은 시험 기간이면 도서관 책상에 엎드려 자거나 교내 구석진 곳을 찾아 몸을 구긴 채 잠을 자야 한다. 같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는데 왜 남학생을 위한 공간은 만들지 않는지 이해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서강대 총학생회는 19일 내부 회의를 열고 남성 전용 휴게실 설치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학생들과 소통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있었다. 남성 전용 휴게실에 대한 학생 사회의 의견을 들어보고 요구가 많을 경우 설치 여부를 적극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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