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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영관 95개 ‘터치’ vs 854개 ‘늑대소년’
‘늑대소년’ 16일만에 400만관객 돌파
독립영화 ‘터치’ 개봉8일만에 종영 선언
상영관수 10배·상영수 20배差 편중 심각
설곳 없는 한국 인디영화 현주소 보여줘


한국 영화 ‘늑대소년’은 지난 15일 419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이래 16일 만의 기록이다. ‘늑대소년’은 올해 개봉작 중에서 누적관객 400만명을 넘어선 12번째 영화가 됐다.

같은 날 ‘터치’<사진>의 민병훈 감독은 종영을 선언했다. 지난 8일 개봉한 지 8일 만의 전격적인 결정이다.

‘터치’의 제작사인 민병훈필름은 “15일 서울 한 곳 포함해 전국 12개 스크린에서 하루 1~2회의 상영밖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민 감독과 주연배우 유준상ㆍ김지영은 차라리 종영하는 게 낫다며 배급사에 종영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민병훈필름은 “개봉 첫날부터 교차상영돼 서울 전 지역에서 군자CGV에서만 상영이 되고 강남권에서는 브로드웨이시네마와 메가박스코엑스 단 두 곳만 상영이 되었으며, 일요일인 11일에는 아예 상영회차를 줄여 사실상 시장 접근이 단절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민병훈필름 측은 영화진흥위원회에 불공정거래 신고를 했으며, 오는 21일 조사위원회를 기다리고 있다.

‘늑대소년’과 ‘터치’는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명과 암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국내 극장가 최대 투자배급사인 CJE&M의 작품인 ‘늑대소년’은 지난 31일부터 15일까지 16일간 총 854관에서 5만6294회 상영됐다. 전국에서 하루 평균 3518회가 상영된 것이다.

반면 소규모 배급사 팝엔터테인먼트의 작품인 ‘터치’는 8일간 95개관에서 1541회가 상영돼 하루 평균 192회를 기록했다.

그마저도 대부분 평일 조조나 심야 등 관객이 아예 들기 어려운 시간대에 상영됐다. 두 영화 사이엔 상영관수 10배, 상영횟수 20배의 차가 난다. 출발선이 다른 ‘불공정 게임’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사정은 ‘터치’뿐만이 아니다. 한국 영화의 양극화 현상은 ‘도둑들’과 ‘광해:왕이 된 남자’ 등 1000만 돌파 영화가 연이어 2편이나 나온 올해 더욱 뚜렷하다.

대기업 계열 영화사인 쇼박스의 작품 ‘도둑들’은 1091관에서 총 15만5384회 상영됐으며, CJE&M의 ‘광해’는 1001개관에서 18만7428회를 기록했다.

반면 올해 개봉한 한국 다양성 영화 중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독립다큐멘터리 ‘두개의 문’은 47개관에서 2451회 상영되는 데 그쳤다. 상영관 수로는 ‘도둑들’이나 ‘광해’의 5% 남짓이고, 상영횟수로는 1%를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지속 가능한 독립영화 기반 구축’과 ‘영화 시장 경제 민주화’를 핵심으로 하는 차기 독립영화 진흥정책 제안 성명을 발표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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