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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깡통’의 살인…깡통된 주식, 깡통된 집 등으로 각종 살인 속출
[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민석(가명ㆍ31) 씨는 2년 전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최근까지 손실금이 2억2000만원에 달한다. 반복되는 우울증과 스트레스,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죄책감에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

김 씨는 “몇 년간 청춘을 바쳐 벌어놓은 돈을 다 날렸다.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나만 바라보는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고백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집을 경매로 팔아도 대출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깡통주택’과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모두 바닥난 ‘깡통계좌’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충북 제천시 도로변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A(58ㆍ여) 씨와 30대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차 안에서는 “아파트 채무와 사채 때문에 힘들다. 아파트를 정리해도 1000∼2000(만원)밖에 안 남는다”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다.

9월 초 대구시 모 아파트에서는 B(31) 씨가 1층 바닥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B 씨는 지난해 8월 지인의 권유로 2억원의 금융 선물옵션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고,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인천에서는 6월 초 주부 C(57ㆍ여) 씨가 불황 속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하는 유서를 남기고 14층 자택에서 투신해 숨졌다.

현재 장기간 주택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깡통주택이 양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대출금과 전세금이 집값의 80%를 넘는 깡통주택은 전국적으로 18만5000가구로 추산된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시장의 주택 공급도 늘어나고 있어 깡통주택이 앞으로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택수 생명나눔 자살예방센터 팀장은 “아파트값이 오를 것 같아 무리하게 투자를 했는데 깡통아파트가 된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이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사채를 썼다가 빚독촉에 시달려 자살을 생각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한국신용회복위원회 등 전문기관에 의뢰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으면 도움을 받을 수 도 있다”고 조언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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