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이 과메기는 실은 ‘해외파’다. 쌀, 배추, 소고기 등 주요 먹거리는 국산인지 아닌지를 꼼꼼하게 따지지만, 과메기용 꽁치는 논외로 쳐야 한다. 산지(産地)와 관련해 툭 터놓고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어서다.
▶외산(外産) 과메기용 꽁치가 대세인 이유=국내에서 소비되는 과메기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포항에선 지난해 4900t(약 686억원 어치)의 과메기를 내놓았다. 생산량은 해마다 약간의 등락은 있지만, 대체로 최근 5년여간 4000~5000t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였다. 포항이 과메기의 ‘메카’인 만큼 이 지역에만 과메기 생산업체가 400여개에 달한다.
이들 업체가 건조ㆍ포장ㆍ판매하는 과메기는 그러나 거의 외국산 꽁치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포항과메기연구소의 오승희 박사는“국내 연안에서 잡히는 꽁치와 해외에서 들여오는 꽁치를 비교하면 외국산 꽁치가 지방이 10% 가량 많다”며 “과메기의 쫄깃함은 기름기가 많은 데서 비롯되는데 국산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면 맛이 덜하다는 평가가 많아서 잘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격 측면에서 국산 꽁치가 외산보다 싸지만 맛에서 밀린 탓에‘해외파’ 꽁치에 자리를 내어주게 된 것이다. 오승희 박사는 “국산 꽁치는 어류 양식용 사료로 쓰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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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봉래동에 있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모델들이 제철 맞은 과메기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과메기 판매에 들어갔으며, 오는 20일께 할인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
그렇다면 과메기용 꽁치의 원산지 표기는 어떻게 될까. 서울ㆍ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대형마트, 재래시장에서 파는 과메기는 ‘원양산’이라고 돼 있다. 한국 국적의 선단이 외국 바다에서 잡은 꽁치를 말려서 썼다는 의미다. 김재선 포항시청 수산진흥과 계장은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국적의 배가 대만 해역에서 꽁치를 잡아 들여왔으면 ‘원양산’이고, 일본 국적을 가진 배가 같은 해역에서 꽁치를 잡아 수입했으면 ‘일본산’이라고 표기한다”고 설명했다.
어류에 속하는 과메기용 꽁치는 소ㆍ돼지와 다른 차원에서 출신지가 확정되는 셈이다. 어찌됐든 포항에서 전국으로 퍼져 나가는 과메기는 한국의 해풍을 맞고 진미로 진화하는 것이다.
▶이달 세째주부터 본격 판매, 가격은 전년과 비슷할 듯=과메기‘마니아’들은 이미 포항지역 업체와 직거래 택배를 통해 과메기 맛을 봤겠지만, 일반인들은 이달 3째주부터 대형마트를 통해 접할 수 있을 걸로 예상된다. 대형마트도 겨울철 별미인 ‘과메기’로 제법 괜찮은 매출을 올리는 추세여서 가격 할인 행사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07년의 과메기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매년 상승세를 타다 지난해엔 228.8로 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과메기 시세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포항과메기협회에 따르면 산지에선 4마리 기준(8편)으로 6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15일께부터 과메기를 매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예상판매가는 4마리에 5800원이다. 이세우 이마트 수산팀 바이어는“봄꽃게, 가을전어 등 시즌 상품에 이어 겨울 과메기가 전국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20% 신장세를 보여 올해 역시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이미 지난 1일부터 포항구룡표 과메기를 1만6800원(1팩ㆍ400g)에 팔고 있으며, 오는 20일께부터 가격 할인행사에 나설 예정으로 전해졌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그래프용 수치>
1. 포항 과메기 생산현황(단위: tㆍ억원) 자료:포항시
2006년/2007년/2008년/2009년/2010년/2011년
생산량 4430/5575/5663/5005/5209/4900
매출액 400/501/541/600/625/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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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롯데마트의 과메기 연도별 매출 추이
구분/2007년/2008년/2009년/2010년/2011년
과메기/100/108.3/135.0/213.5/228.8
*2007년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각 연도별 매출을 표현한 것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