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SK 팬들의 입에서 “살아있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한 투구였다. 5년 전 한국시리즈 4차전을 그대로 재현하듯 그는 마운드에서 2007년 데자뷰 피칭을 뿌리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SK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또다시 SK를 살리며 한국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몰고 갔다.
김광현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7전4승제) 삼성 라이온즈와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호투, 4-1 경기의 승리투수가 됐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의 MVP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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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K와이번스 |
마치 5년 전 장면을 리플레이하는 듯했다. 2007년 한국시리즈서도 김광현은 1승2패로 수세에 몰린 두산과 4차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김성근 당시 SK 감독은 절체절명의 4차전 마운드를 신인 김광현에게 맡기며 두둑한 믿음을 보였다. 게다가 상대 선발은 최고의 외국인투수 리오스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거침없이 공을 던지며 7.1이닝동안 탈삼진 9개를 곁들이며 1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4-0으로 승리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춘 SK는 결국 2연승을 더 내달리며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다시 5년을 뛰어넘어 2012년 한국시리즈. 사실 이날 4차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김광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많았다. 당초 3차전 선발로 내정됐다가 컨디션과 구위가 정상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부시가 대신 마운드에 올랐었기 때문.
하지만 김광현은 시작부터 씩씩하게 공을 뿌리며 불안한 시선을 날려버렸다. 이만수 감독이 경기 후 “김광현이 오늘 불펜에서 던지는 것을 봤는데, 플레이오프 1차전 던질 때의 모습이더라. 그래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 만큼 컨디션이 좋았다.
5년 전과의 공통점은 또 있다. 2007년 4차전에서 SK는 조동화-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포로 승기를 잡으며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리고 2012년 4차전엔 박재상-최정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며 또다시 김광현을 춤추게 했다.
5년 전의 좋은 기억을 재현한 SK가 이 분위기를 이어갈까, 아니면 삼성이 매서운 반격에 성공할까. SK와 삼성의 5차전은 오는 31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다.
anju101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