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투어 최악의 한해 마감
파란만장했던 KPGA투어가 2012 시즌 막을 내렸다. 28일 시즌 최종전 윈저클래식에서 루키 백주엽이 정상에 오르면서, 마지막 역전을 노렸던 김대섭(아리지cc)의 상금왕 꿈은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시즌 상금왕은 단 3개 대회만 출전해 매경오픈과 SK텔레콤 등 굵직한 대회에서 2승을 챙긴 김비오(넥슨)에게 돌아갔다. 김비오는 지난해 5개 대회출전으로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신한금융)를 제치고, 역대 최소대회 상금왕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대상은 이상희, 신인상은 신한동해 우승자 김민휘가 차지했다.
대회만 놓고 보면, 제대후 화려하게 복귀한 김대섭, 거물신인 김민휘의 등장 등으로 흥미롭게 진행됐지만 투어를 관장하는 한국프로골프협회의 이전투구와 자리싸움으로 얼룩진 2012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회장선거 이후 외부 회장 영입,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준회원과 정회원의 갈등 등 하루도 바람잘 날이 없었다. 결국 투어를 살찌우고 이끌어야할 집행부의 파행은 대회 축소로 이어졌고, 선수들은 반쪽짜리 시즌을 보내야했다.
올시즌 한일대항전을 제외하고 13개의 대회가 열렸지만, 외국선수들에게 일정 시드가 배정되는 유러피언투어나 아시안투어와 의 공동개최 대회가 7개나 돼, 국내 하위권 시드 선수들은 6개 대회 밖에 출전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전반기에는 국내 시드권자가 모두 나설 수 있는 대회가 메리츠솔모로오픈 단 1개 뿐이었다. 이때문에 아시안투어 시드권을 가진 선수들은 아시안투어로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하릴없이 연습을 하면서 개점휴업상태로 반년을 허송해야했다.
내년 시즌에도 올해같은 처지가 되지 않으려면 신임 KPGA 집행부는 하루빨리 상황을 수습해 공격적으로 나서야한다. 국내 투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면 결국 우수한 유망주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최경주 양용은 김경태 배상문 등의 등장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한국남자골프는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거액의 상금을 내건 굵직한 대회도 좋지만, 3,4억 규모라도 국내 선수들이 모두 나설 수 있는 풀시드 대회 증설이 시급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