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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팍팍한 삶 위로하는 ‘서민의 비타민’
액션서 사극까지 다양한 소재
한국적 정서 담은 탄탄한 스토리
최고 수준의 최첨단 기술로 구현
경쟁력 입증…제2 황금기 이뤄


싸이는 ‘강남스타일’이고, 영화는 ‘코리안 스타일’이다. 잇달아 100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2012년을 한국영화 최고의 해로 만든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영화적 재미와 사회적 의미를 모두 잡은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 작품이다. 이를 비롯해 올해 한국영화 흥행작은 소재 및 장르의 다양성과 서구적 스토리텔링의 한국적 적용, 영상기술의 발전이 황금기의 바탕이 됐음을 입증했다. 불황과 혼돈의 시대를 사는 국내 관객에게 한국영화는 가장 흥미진진한 현실의 탈출구이자 팍팍한 삶을 위로하는 가장 믿을 만한 치료제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다양한 이야기꽃을 피운 한국영화=올해의 한국영화 흥행작 상위 10편의 소재와 장르를 보면 수능 과목만큼이나 다양하다. 액션(도둑들), 사극드라마(광해), 코믹액션사극(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범죄 갱스터(범죄와의 전쟁), 로맨틱코미디(내 아내의 모든 것), 재난(연가시), 멜로(건축학개론), 코미디(댄싱퀸), 법정드라마(부러진 화살), 에로틱스릴러(후궁) 등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도둑들’은 역사ㆍ사회적 주제의식을 담은 영화로부터 오락적 기능에 충실한 ‘팝콘 무비’로의 흥행 변화 경향을 보여준 작품으로 꼽혔으나 곧바로 ‘광해’가 대박을 터뜨렸다. 진짜 왕보다 더 백성을 위하는 가짜왕, 부패한 신권을 혁파하는 왕권을 통해 대선을 앞둔 민심을 보여준 작품이다. ‘부러진 화살’은 사법개혁을 바라는 여론에 불을 붙였고, 대선을 앞둔 10~11월 극장가엔 정치적 논란을 이끌 만한 사회드라마가 잇따른다. 


▶서구 장르에 우리의 삶과 정서를 담은 한국영화=‘도둑들’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오션스 일레븐’으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영화 장르 ‘하이스트 필름’ 혹은 ‘케이퍼 무비’에 뿌리를 대고 있으나 각각 한국적인 정서와 역사성을 담아냈다. ‘광해’는 ‘왕자와 거지’라는 극적동기나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가케무샤’로 유명한 ‘가짜 무사’라는 테마를 한국사에 대한 상상력과 훌륭하게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할 만하다. ‘범죄와의 전쟁’은 할리우드 갱스터 무비와 1990년대 한국사회의 일면을 탁월하게 결합시켰다. 살인 기생충이 일으킨 사회적 혼란을 다룬 ‘연가시’의 경우도 재난 영화를 우리 현실에 맞게 적용한 사례다.

▶할리우드 버금가는 영상기술의 발전=여기에 더해 할리우드 영화의 세례를 받고 자라고 최첨단 영상기술에 익숙한 세대가 한국영화계의 주역으로 성장하면서 작품의 기술적인 요소, 이를테면 촬영과 미술ㆍ조명ㆍ의상 등에서도 세계 수준에 버금가는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한국영화의 흥행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도둑들’은 탁월한 와이어 액션이나 카체이싱ㆍ총격 액션을 보여줬고, ‘광해’나 ‘후궁’에선 궁중을 재현한 빼어난 색감과 구도의 촬영ㆍ미술ㆍ조명기술이 돋보였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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