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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어민 강사의 잡무 처리ㆍ차별대우… ‘한국인 강사’ 스트레스
[헤럴드경제= 민상식 기자]서울의 유명 어학원 강사 김주원(가명ㆍ34) 씨. 그는 요즘 원어민 강사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원어민 강사가 수업만 하고 펑펑 노는 데 비해 김 씨는 원어민의 뒷치닥거리 등 온갖 잡일을 다하고 있기 때문.

한국인 강사들은 학원발표회, 교재 마련, 학부모 상담 등 매일 잡무 처리에 시달린다.

김 씨는 “행사를 준비하거나 학부모와 상담하는 게 수업보다 더 힘들고 시간이 더 많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어민 강사들은 수업만 끝나면 자유시간을 갖는다. 그는 “한국인 강사보다 급여가 더 많은 원어민들이 수업 외 시간에 개인과외, 전화영어 등 시간 당 10만원 이상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면서 “학원 소풍때도 아무 준비 없이 몸만 달랑 오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며 울분을 토했다.

국내 영어 학원에서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강사 간의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 학원 측에서 원어민 강사 유치에만 신경 쓰다보니 한국문화 교육이나 문화이해에 대한 준비, 강사 간 교류 등에 소홀한 것이다.

여성 한국인 강사 박혜란(가명ㆍ31)씨는 “밤새 이태원 등에서 술 마시고 지각하거나, 술 깨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는 원어민 강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서 로스쿨 다녔다고 한 원어민 강사 있었는데 알고보니 거짓말이었다”면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원어민들 중 경력이 인정되고 실력이 검증되는 강사는 기껏해야 절반 정도”라고 전했다.

원어민 강사 3명을 고용하고 있는 서울의 모 학원장 이중기(가명ㆍ51)씨는 “원어민 채용에 1인당 최소 300만원(월급기준)의 비용이 든다. 원어민을 쓰는 것은 학원장과 한국인 강사 모두에게 힘든 일”이라면서 “하지만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어민을 선호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채용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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