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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주인을 사랑한 하인…자기 감정에 충실했던 친구 참고했죠”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인즈役 지현준
“노래랑 연기를 같이 하려고 하니 저한텐 좀 어려워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연습이 한창인 서울 종로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난 지현준 배우는 만나자마자 수줍은 듯 의외의 모습을 보였다. 뮤지컬 ‘모비딕’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연극 ‘댄스레슨’으로 고두심과 함께 춤을 추고 연기하며 자신감이 충만할 수도 있었지만 이 10년차 배우는 생각지도 않게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댄스레슨’에서 능청스런 게이 연기와 능수능란한 6개의 춤을 선보인 그는 이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선 카인즈 역할을 맡아 베르테르와는 다른 뜨거운 사랑을 연기한다.

“아직은 제가 생각한 감정과 노래 멜로디, 흐름이 안 맞는 부분이 있을 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은 그는 어느 정도 기술이 쌓인 배우도 세밀한 부분까지 완성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지점을 넘는 것이 어려운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가장 괴로운 부분은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극의 완성도를 위해선 인간에 대한,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야 한다. 지현준은 막연히 슬픔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시대를 살아간 젊은이의 뜨거운 감정을 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관객들에게 어떤 것을 전해야 할지 아는 배우였다.

카인즈를 통해 그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거친 사람, 여주인을 사랑할 수 있는 하인, 뜨거운 사랑과 죄” 등이었다. 그는 자기 감정에 충실했던 친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카인즈가 가진 청년의 에너지, 일종의 광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고전은 항상 설레게 한다”며 작품의 깊이 있는 접근이 맘에 들어 작품을 선택한 그는 과거 연극 ‘햄릿’에서 3시간 동안 작품에 몰입한 경험도 있다.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했던 모비딕과는 달리 이 작품에선 연출의 의도를 충실히 따라 노래하고 연기해야 한다. 그는 “여태껏 가지고 있었던 연극적인 말로 정서를 노래하고 싶다”며 “잘 배우고 끝까지 가 보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뭔가 집요하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싶은, 잘하고 싶은 배우의 욕심일 터다.

역시나 지현준 배우의 고민을 전하자 김민정 연출은 “그거 엄살이에요”라며 그 말을 바로 맞받아친다. 고민은 관객을 만나는 순간 해결될 것이란 말이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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