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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리우드 유력 영화인이 보는 싸이, 이병헌, 비, 그리고 한국 대중문화
“싸이 뮤직비디오를 처음 봤을 때 너무 재미있어서 뒤로 넘어갔습니다. 너무 엉뚱한 게 웃음 포인트였죠. 싸이가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았다는 것이 성공요인입니다. 새로운 미디어를 똑똑하게 활용한 것도 큰 몫을 했지요. 그것은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부린 마술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해서 같은 전략을 고수하면 실패합니다. 당장 5년 후만 돼도 통하지 않을 겁니다. 싸이는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화에 큰 첫 걸음이자 굉장한 기회입니다. 싸이 신드롬 때문에 한국 엔터테인먼트산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제 싸이에겐 후속 히트작을 내는 것이 중요하고, 한국 대중문화계에겐 또 다른 싸이(넥스트 싸이)를 발굴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유력 투자 전문가가 싸이와 비, 이병헌, 박찬욱 감독, 그리고 한국영화와 한국 대중문화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한국 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2 코리안 아메리칸 인 할리우드 멘토 세미나’ 참석차 내한한 미국 빌리지로드쇼의 영화 투자 담당 부사장 마이클 리(36)는 16일 서울 상암동에서 강연 후 본지와 만나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빌리지 로드쇼는 미국 내 극장 체인과 영화 제작 및 투자ㆍ배급사 등을 거느린 엔터테인먼트 그룹이다. 


마이클 리는 “한국 탤런트(배우, 가수, 감독 등)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 가수가 배우보다 유리하고, 영화인 중에선 감독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며 “할리우드 대작 영화에 출연한 이병헌은 재능있고 뛰어난 배우임에 틀림없지만 미국 관객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스타는 아니다, 오히려 가수로도 성공한 비가 인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영화감독은 미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의 성공여부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클 리는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들은 갈수록 안전 위주의 투자와 리메이크 및 시리즈 속편 중심의 제작 추세를 강화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영화는 여전히 성장기이며 창의력이 높고 제작역량이 뛰어나다는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빌리지 로드쇼의 파이낸스를 담당하며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 1, 2편의 성공을 이끈 마이클 리는 “영화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컨셉트이며, 두번째가 배우와 감독의 네임밸류, 세번째가 마케팅 전략”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리는 미국 미네소타 태생의 이민 2세대로 버지니아 대학을 거쳐 다트머스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골드만삭스와 뱅크 오브 아메리카, 20세기폭스사 비즈니스 전략팀을 거쳐 2007년부터 빌리지로드쇼에서 일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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