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피해보상 전향적 생각”, 유가족에 만남 제안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반도체공장에서 일했던 백혈병 피해자 가족과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삼성이 그 유가족들에게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며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 가족이 대화에 응하기로 하면서 평행선을 달리던 피해보상 논쟁과 소송국면이 해결될 지 주목된다.
삼성 관계자는 17일“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만나자는 제안을 (삼성이) 유가족 측에 했다”며 “현재 피해자 가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진행중인 산재인정 항소심에 근로복지공단을 돕는 ‘피고 보조 참가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미 예전부터 대화를 하자고는 계속 얘기해 왔고, 이메일로 연락한 바도 있으며, 피해보상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얘기해 왔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만남의 날짜나 형식, 보상안들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참에 소송과 관련없이 납득할만한 보상안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퇴직후 3년 이내에 14개 암이 발생했을 경우 보상을 하기도 돼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과 유가족들의 만남이 이뤄지면 전격적인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삼성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 측에서 만남을 제안했으니, 만약 만나게 되면 우리도 구체적이고 진전된 제안을 갖고 나가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6월 삼성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2명에 대한 산재를 인정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의 불복으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삼성은 반도체공장 근무와 백혈병과의 인과관계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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