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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윈 올라프의 영화같은 사진…문 저편에선 무슨 일이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흰 속옷 바람의 어린 소년이 꽃무늬 벽지 앞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벽 한 구석에 작은 구멍이라도 뚫린 것일까? 아니면 부모의 꾸중을 듣고 벌을 서는 걸까?
넥타이까지 맨 단정한 차림의 소년은 테이블에 걸터 앉아, 문 안쪽을 들여다보고 있다. 누가 다가와도 모를 정도로 소년은 훔쳐보기에 열중이다. 살포시 모아잡은 두 손에서 소년의 두근거리는 마음이 드러난다.

네덜란드 출신의 사진가 어윈 올라프(53)의 작품 ‘열쇠구멍’ 연작이다. 작가는 보이지않는 문(또는 벽) 건너편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훔쳐보고자 하는 인간 심리를 형상화했다.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제한된 빛을 사용해 침잠하는 듯한 효과를 주는 올라프의 사진은 바로크 회화처럼 매끈하고 고풍스럽다. 작가는 1990년대까지 패션·광고사진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다가 영화 속 장면을 연상시키는 예술사진을 찍고 있다. 그는 현대사회에서 자주 목도되는 인종, 종교, 동성애, 관습 등의 문제를 남다른 미적 감수성으로 표현해왔다. 올라프는 심각한 사회 이슈와 인간의 내면 등을 다루되, 특유의 직관력으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신작 ‘열쇠구멍’ 연작과 함께 대형 설치작품, 영상작업을 서울 종로구 팔판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리는 작품전(21일까지)을 통해 한국 팬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어윈 올라프의 ‘The Keyhole’ 연작들. (84x113cm),chromomeric print. [사진제공=공근혜갤러리]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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